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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ongho Oct 07. 2021

모객과 접객

사람을 모으고 이를 응대합니다. 그게 전부예요.

결국 장사라는 본질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내가 사장이라면 이렇게 저렇게 잘할 텐데, 내가 손님인데 서비스가 이게 뭐야. 하는 말은 하루에도 몇 번이나 곱씹습니다.


나름의 제 경력을 바탕으로 몇몇 창업 희망이나 시장조사를 위해 질문을 하는 분들이 더러 있습니다. 저는 성심성의껏 답변을 해드리는데 어딘지 그들은 좀 불편한가 봅니다. 근데 어쩌죠. 최근에는 그게 더 불편해지실 겁니다.


앞으로 몇몇 커피산업에서 고군분투하시는 분들과의 대담을 올릴 예정인데 여기에는 바로 가장 본질적인 것들이 수도 없이 튀어나오거든요. 커피가 정말 접근하기 좋은 아이템이라는 건 부정하지 않습니다. 다만 책으로만 보고, 누가 옆에서 차려준다고 해서 앞으로도 잘되리란 꿈과 희망은 없거든요. 오히려 바(bar)에 갇혀서 사고도 같이 갇혀버릴 겁니다. 그러다 보면 바 밖으로 나가려 할 테고 바 밖으로 나간 순간 또다시 본질이 깨지는 아이러니를 많이 볼 테니까요. 그래서 가급적 천천히 그리고 오래 하실 수 있도록 제안을 드립니다.


모객과 접객이라는 단어를 썼습니다. 어려운 단어가 아닙니다. 국어사전 잘 아시죠? 검색만 해보셔도 ‘어? 뭐야?’하실 만큼 단순한 겁니다.

어떻게 고객을 모을 거고, 나를 찾아온 고객을 어떻게 대접할 것인가.


얼마 전 제가 굉장히 불쾌한 경험을 했습니다. 요즘엔 난다 긴다 하는, 내로라하는 카페가 많다 보니 종종 그곳들을 들러보는데 ‘카페’의 바리스타 하고는 단 한 마디도 나눠보지 못하고 마치 그 공간의 들러리가 된 마냥 제법 값비싼 에스프레소, 시그니처 음료를 먹고 쫓겨나듯 눈치를 보며 나와야 했습니다.


물론 각자의 입장이 있을 겁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도 제 논조에 동의할 수도,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는 것처럼요. 항상 경계를 늦추지 마세요!


그와는 반대로 어떤 카페에서는 저뿐만이 아니라 카페를 찾아오는 이들에게 하나하나 눈을 맞추고 커피 이야기, 사는 이야기 그리고 어찌 보면 별 시답잖은 수 있는 이야기를 두런두런 나누고 있었습니다. 오히려 저는 한 발 물러서서 그 모습을 바라보았습니다. 값비싼 스페셜티가 아니어도, 이름값 꽤나 하는 업계 유명인이 아니어도 모객과 접객이라는 단어가 한 번에 가슴을 후벼 파고 들어왔으니까요.


보통 커피를 제법 좋아하는 분들이라고 해도 괜스레 바리스타에게 이것저것 묻기 불편하거나 부끄럽고 수줍을 수 있습니다. 저야 서로를 즐겁게 할 수도 있지만 서로 무한정 불쾌하게 할 수도 있으니 가급적 조용조용 커피를 마시고 훌쩍 떠나거나 인스타그램 사진으로 인사를 대신합니다.


근데 결국 카페, 그리고 커피라는 게 무엇일까요. 식당에 가서 음식을 먹고 정말 깜짝 놀랄 만큼 맛이 있거나 주인 내외 분의 친절한 서비스를 받고 나면 꼭 한 마디 전해드기 마련입니다.


사장님, 정말 맛있게  먹고 갑니다!”



특히 요즘엔 이 한 마디가 가게 하나를 살릴 수도 있음을 절실히 느끼는데 우리는 수많은 카페에서 무얼 주고받으며 느끼는 걸까요. 그저 인스타그램 게시물 하나, 좋아요 하나로는 그 카페도, 거길 찾아간 우리도 올바른 모객과 접객의 단어에는 조금 벗어난 기분입니다.


그런 이유로 모객과 접객으로 카페를 찾아다니기로 했습니다. 오랜 친구였으면 좋겠고 한 지역을 대표할 수도 있는 공간이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정말 카페 하시겠다는 분들에게는 저는 저 두 단어를 어떻게 생각하시는지부터 여쭤보니 참고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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