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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ongho Nov 08. 2021

100만 원으로 카페 차리기

거짓말 같나요? 하지만 사실입니다.

이게 된다는 걸, 저 역시 보기 직전까지는 믿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직접 보고 난 뒤로는 까짓 거 해보자 마음을 먹게 되었습니다. 우선, 100만 원으로 카페 차리기는 과장된 표현이 맞습니다. 장비로 따지면 중국산 OEM 전자동 커피머신에 약 40만 원(2대), 휴대용 제빙기에 약 10만 원(2대)으로 여러분은 에스프레소/아메리카노, Hot/Ice가 가능한 환경을 만들었습니다. 축하합니다!


이걸로 어떻게 영업을 하냐고요? 글쎄요. 저는 운영 방향만 설정한다면 충분히 저걸로도 운영이 가능하다 말씀드립니다. 그리고 휴대용 제빙기까지는 아니지만 저 구성으로 지식산업단지에서 쏠쏠히 재미를 보거나, 샵인샵 매장으로 재미를 보는 분들을 좀 알고 있습니다.



카페를 차리기 위해서는 조금 더 돈이 필요합니다. 적어도 300만 원은 어떨까요. 일단 앞에서 밝힌 것처럼 적당한 전자동 커피머신을 여러 대 구비하고, 상업용 제빙기도 한 대, 그리고 그 외 부자재를 구매하시면 집기 구축에 많은 돈을 들이지 않을 수 있다는 감을 잡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남이 볼 때 영 모양이 안 나오는 것 같다고 하실 수 있는데, 저렇게 해서 커피 한 잔에 천 원이면 어떠신가요?


하루에 100잔씩 판매를 해봅시다. 1,000 x 100 = 100,000

그리고 지식산업단지를 예로 들었으니 주 5일 근무를 합시다. 100,000 x 5 = 500,000

한 달은 4주로 잡겠습니다. 500,000 x 4 = 2,000,000


어? 이거 안 되겠죠? 물론 1,000원 커피다 보니까 월 매출이 적어 보입니다. 여기서 커피 가격을 조금 올려보면 대충 커피만 팔아서 얼마쯤 매출이 나올지 보이시죠? 그러니까 우리는 매출을 더해줄 부가가치를 만들어야 합니다. 여러 베리에이션 음료도 되고, 디저트도 되겠죠. 원가도 따져보고, 원재료 수급 안정성이라거나 재료 준비, 서빙까지. 좀 골치 아프신가요? 하루에 100잔을 판다고 적어놨는데, 사실 저 수치가 제일 머리 아프실 겁니다. 하루 100잔 판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건지. 저렴한 전자동 커피머신 기준으로 1잔에 10g 내외의 원두커피가 투입됩니다. 그럼 하루 100잔이라는 말은 하루에 1kg의 원두를 쓴다는 것이지요. 오, 그럼 한 달 영업일 기준, 22~25kg쯤 쓰네요? 많은 카페 사장님들은 알고 계실 겁니다. 한 달 20kg의 원두를 쓰는 매장이 어떤 매장인지를 말이죠.


100만 원 카페 차려서 바로 수익을 뽑아내고, 장비에 재투자하고, 또 수익을 올리고. 어쩌면 너무 이상적인 이야기만 늘어놓는 것 같습니다. 실제론 그러하지 못하다는 걸 꼭 알아주세요. 그리고 저에게 창업을 맡길 땐 분명 커피라는 '각오'를 함께 다져주셔야 합니다. 어느 정도 정해진 매뉴얼은 드릴 겁니다. 다만 시장은 매뉴얼에 대응하기 전에 변화하기 마련이고, 이 대응에는 여러분 각자의 생각이 필요합니다. 오히려 그런 측면에서 프랜차이즈 매장을 차리시는 게 더 올바른 길일 수도 있습니다. 제가 제안하는 부분들은 '업'으로서의 고민입니다. 여러분들을 곧 한 분야에서의 진정한 장인 그리고 명인으로 만들어 드리고 싶습니다. 저 역시 장인이자 명인이 되고 싶고요.


100만 원으로 카페 만들기, 라는 제목은 상징적으로만 받아들이셨으면 좋겠습니다. 곧 300만 원, 500만 원, 등등의 시리즈를 올릴까 생각도 하고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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