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머신은 없습니다. 다만 구조와 쓰임새가 다를 뿐!
커피를 마시는 방법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군가는 연한 커피를 좋아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진한 커피를 좋아하는 것처럼 말이죠. 캡슐커피는 이미 분쇄된 원두커피가 담겨 있습니다. 작게는 5g 내외, 많게는 11g 정도 담겨있지요. 향미보존을 위해 무산소, 질소 충전 등의 과정을 거칩니다. 그렇게 하고 나면 6개월에서 1년까지도 유통기한이 늘어납니다.
캡슐커피머신의 구조를 볼 까요? 히팅 블록과 바이브레이션 펌프. 두 가지가 핵심 부품입니다. 히팅 블록은 순간가열식의 보일러로 보통 주먹만 한 보일러 블록 안에 미세한 물길을 만들어서 순간적으로 보일러 블록을 가열하게 되고, 찬 물이 이 관로를 지나며 뜨거운 물로 변하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순간적인 전기 사용량이 큰 편이고 자주 열이 받았다가 식었다 하기 마련이죠. 앗, 그렇다면 라임 스케일 문제에 취약하겠군요? 네, 맞습니다. 괜히 생수, 미네랄워터 등을 넣어서 마시겠다고 했다간 얼마 안 가 스케일로 관로가 막히거나 내부누수가 생길 우려가 큽니다. 물론 정기적인 디스케일링 작업을 해주면 당연히 좋고요.
그리고 바이브레이션 펌프 이야기를 했으니 말인데, 보통 1분 작동을 하면 2분은 쉬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바이브레이션 펌프의 숙명이랄까요. 100ml의 추출량을 기준으로 15,000 ~ 30,000회쯤 사용하면 펌프 수명이 다했다고도 봅니다. 물론 제 개인적인 데이터이니 참고해주세요. 앞서 밝힌 사용량, 패턴에 따라서 4만 회, 5만 회까지도 거뜬할 때도 있지만 편하게 쓸 경우 3만 잔쯤에서 펌프 저항값을 측정하고 새 걸로 갈아주는 편이 좋습니다. 이 바이브레이션 펌프도 구조적으로는 15 ~ 19 bar(바, 압력)까지 설계되어 있으며, 실제 커피를 추출할 때는 8~9 bar 정도의 압력이 걸리게 됩니다. 캡슐커피는 그라인딩과 도징, 템핑이 모두 되어있는 공산품이다 보니 사용자가 그 이상의 분쇄도나 압력을 걸기 힘들죠. 대신 추출 버튼을 인퓨전 버튼처럼 쓸 수도 있습니다. 아주 잠깐 추출을 하다 멈춘 다음 다시 추출 버튼을 눌러 내가 원하는 사전 불림, 뜸 들이기 작업을 할 수도 있게 되는 거죠. 이렇듯 장비에 대한 구조, 프로세스, 특징을 이해하면 같은 커피를 가지고도 상당히 다양한 연출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제법 되었지만 네스프레소에서는 추출 시 캡슐을 회전시켜 추가적인 용해력을 얻어내는 기술도 선보였습니다. 커피를 소비하는 기호에 따라 호불호가 있을 수도 있는 부분이라 봅니다.
https://www.nespresso.com/kr/ko/vertuo-coffee-capsules
진한 커피 자체를 선호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캡슐커피로도 충분히 취미 생활로서 커피를 줄길 수 있습니다. 특히 호텔이나 셀프서비스 매장의 경우 위생 문제와 관리 문제에 있어 캡슐이나 파드(pod) 커피를 사용하는 편이 여러모로 편리하니 각자의 목적과 취향, 기호에 따라 선택하는 걸 추천합니다.
그런 면에서 전자동 커피머신은 여러 변수 통제가 가능할뿐더러 원두커피 또한 사용자가 원하는 것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금액대가 높다 보니 진입장벽도 높습니다. 홈카페를 기준으로 저렴한 전기 그라인더를 찾아보면 30~50만 원 대, 마찬가지로 홈 카페용 반자동 장비를 찾아봐도 50만 원 전후입니다. 이 둘을 합치면 못해도 100만 원가량 지출을 생각해야 되고요. 거듭 말씀드리지만 100만 원 이하의 장비로는 홈카페로서 적당하다, 괜찮다로 보시는 게 정신건강에 좋습니다. 물론 100만 원 이하의 장비로도 특색 있는 카페를 운영하시는 분이 있기도 합니다. 50만 원 이하의 중국산 OEM 커피머신 3대를 놓고 영업을 하고 계신 분도 직접 보았으니까요. 저는 목적에 맞게, 예산에 맞게 장비를 추천합니다. 절대로 비싸기만 한 장비를 추천하지 않습니다! :)
그런 측면에서 전자동 커피머신은 생각보다 비싼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대신 음료를 제조하는 시간을 단축한다거나, 나 외에 추가적인 인건비를 보전하고 싶고, 적당히 괜찮은 음료 추출 퀄리티를 가져가기 위해서는 500만 원 대 이상의 커피머신을 참고하시라 말씀드립니다. 전자동 커피머신도 그라인더의 재질이나 칼날 크기를 고려해야 하고, 펌프의 종류도 봐야 하며, 실제 원두가 담겨서 추출이 이루어지는 추출기, 브루잉 유닛도 잘 살펴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미 프로그램화된 범위 내에서의 설정값을 조절할 수 있다 보니 간편하게 커피 레시피를 수정할 수도 있습니다. 첫 번째로는 물 온도, 두 번째로는 인퓨전의 정도, 세 번째로는 분쇄도 그리고 마지막으로 원두커피 투입량. 이렇게 4가지 항목에 대해 사용자가 손쉽게 조절할 수 있는 장비를 구매하시길 권합니다. 그 이상의 세밀한 기준도 있지만 영업비밀로......
그런 측면에서 각 브랜드마다의 정체성이나 성질, 추구하는 방향을 일반 소비자가 알아보기에 어려움이 따를 수 있습니다. 이런 경험을 두루한 사람이 필요한 것이고 그래서 제가 여러분에게 이렇게 글로 전달을 하고 있는 걸 수도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