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5일
오전 10시에 눈을 떴다. 어젯밤 새벽 1시 이후에 잔 것 같으니 넉넉하게 9시간을 잤다. 일찍 일어나서 아침을 먹고 생산적인 하루를 보내고 싶었는데 실패다.
어제 책을 읽고 방청소를 마음먹었다.
P64 효과적인 소비 습관 개선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물건과 지난 소비 행동을 진지하게 돌이켜 볼 때 가능한 일이다. <90일 완성 돈 버는 평생습관(저자: 요코야마 미츠아키)>
돈을 아끼고 싶으면 방부터 청소해야 한다고 했다. 조던 피터슨 아저씨도 비슷한 말을 했다. 인생에 질서를 잡기 위해서는 방부터 깨끗하고 가능한 아름답게 만들어야 한다고 하셨는데. (책에 쓰인 말은 100배는 유려한 문장이다.)
미루고 미루던 청소와 정리를 시작했다. 붙박이 장에 있던 20대 때부터 버리지 않고 모아둔 애매한 상태인 양말부터 행거 아래 옷상자 안에 처박힌(이 표현이 가장 적절하다) 옷을 모두 꺼내어 걸었다. 옷과 가방 중에서 쓸만한 물건은 굿윌스토어에서 준 큰 비닐봉지에 넣었다.
오후 1시쯤 얼추 마무리가 되었다. 점심 차려먹고 치우고 나가서 성경 읽고 핸드폰 하다 보면 오후 다섯 시다.
와아. 시간이 이래저래 빠르다. 돈을 벌지 않을 때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절약은 어디까지 해야 적당한지 모르겠다. 이를테면 지난주부터 요아정을 먹고 싶어서 절제하고자 그릭요거트를 사 먹었다. 문제는 요아정이 먹고 싶은 마음은 사라지지 않아서 엄마에게 고민을 말했는데 2번 사 먹으라며 돈을 받았다 내 돈이 아니라 절약 아닌 절약이라 해도 먹으면서 서글퍼졌다. 엄마 돈으로 비싼 디저트를 먹는 죄책감은 어마어마했다. 이렇게까지 아낄 필요는 없다. 돈을 아끼는 만큼 더 많이 벌 생각을 해야 하고… 경제 공부도 하고 싶다.
이전에 백수일 때는 모두가 달려 나간 운동장 트랙에서 혼자 남겨진 기분이었다면 요즘은 저마다 맞는 속도가 있다는 걸 알아서 쓸쓸하지는 않다. 달리기가 준 좋은 효과다. 다만 제때 마친 건 고등학교 졸업까지고 이후로는 뭐든 남보다 느리다. 재수, 취업, 결혼…. 느리면 나쁜가? 나쁘지는 않다. 건실과 착실과 거리가 먼 지금이 썩 좋다고도 할 수 없다.
고로. 좋지도 나쁘지도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