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7일
어제 차에서 클래식을 들은 이후 불현듯 임윤찬 피아니스트를 유튜브에 검색했다. 머리숱 많은 남자가 고개를 숙여 검은 피아노를 친다. 그는 피아노 건반 위를 손가락이 춤추듯 연주한다. 피아노에서 나온 음은 공간을 부유한다.
평소 클래식에 대한 조예는 전혀 없다. 십여 년 전 입시음악을 했던 친구가 연습하던 곡이 리스트의 라 캄파넬라였고 베토벤은 귀가 들리지 않을 때 작곡을 했고 모차르트가 천재라는 정보만 안다.
자다가 꺼진 전기매트를 다시 켜서 뜨끈해진 침대 바닥에 잔잔바리로 옅은 꽃이 새겨진 하얀 이불을 덮고 쇼팽을 듣는다. 이 시간에는 모두제자리나 정리정리해 동요를 듣곤 했는데… 어느 쪽이든 좋은 환경이지만 듣기 좋은 건 쇼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