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14일
수능날이 되니 평소에 산책하다 지나가던 고등학교가 달리보였다. 무수한 선택. 어떤 대학에 학과를 지원할지 기대감보다는 걱정이 앞섰던 지난 날이 떠오른다. 지금 학과를 정한다면 국문학과에 가고 싶다. 취업이야 되든 안되든 배우고 싶은 공부는 문학이라는걸 삼십대 중반이 되어서야 깨달았다.
어찌저찌 사회복지학과를 나와 돌고 돌아 어린이집 선생님을 하다가 마침내 실직자인 요즘은 아이패드로 그림을 그린다. 어떤 사람들은 일 하면서 퇴근하고 사부작 사부작 하던데 나는 일 하고 나면 일상만 가능하다.
아주 만약 수능을 봤던 어린 나를 만난다면 고생했다고 안아주고 싶다. 어떻게든 행복하게 살테니 걱정말라는 말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