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st As I am
다녀본 적 없는 기독교 동아리 아벱(IVF)에서는 맑은 물 부어주기라는 게 있습니다. 순서대로 한 사람에게 칭찬을 때려 넣습니다. 20대 초반에 알게 됐는데 각박한 세상에서 서로를 칭찬해 주는 게 아주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교회 팀 모임 때 종종 써먹고 삶이 팍팍해질 때면 스스로도 합니다. 수험생활의 끝자락 즈음 21가지 장점을 써놓은 걸 보면 본능 같아요. 너 그렇게 최악의 인간은 아니라고 셀프 위로를 해주는 거죠. 물론 좋은 점을 찾는 것만으로 삶이 회복되지 않습니다.
우리가 만약 누군가를 거절하거나 거리를 둔다면 그 사람이 나빠서는 아닙니다. 끌리지 않거나 용납되지 않는 부분이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적당한 거리에서 안녕을 비는 것도 우정이지요.)
친구가 되어주는 사람들도 장점만 가진 인간이어서 친구가 되는 건 아닙니다. 그저 용납합니다. 장점과 단점을 지닌 하나의 인격으로, 기왕이면 서로 다정하고 따듯하고 위트 있게 대해주기로 암묵적인 합의를 하고 - 서로의 기쁨과 슬픔을 나누어 가집니다. 삶은 이어지고, 만남은 사람을 조금씩 덜어내고 더하는 일련의 과정이지요.
마찬가지로 나를 사랑하지 못하고 있다면 장점을 세어보는 걸로는 부족합니다. 사랑하기로 작정(酌定) 아니고 작정(作定) 해야 한다. 이유를 따지지 않고 좋아해 주는 거예요. (인간은 본인을 어떤 형태로든 사랑하지요.. 자기혐오가 밀려오는 와중에도 밥은 맥이고 다치면 약도 발라주지 않던가요. 다만 스스로에게 호감을 가지지 않을 수는 있지요. 맘에 안 드는 부분을 곱씹으면서요.)
우쭈쭈 해주며 초코콘도 사 먹이고 산책도 시키며 잘 돌보는 중이다. 나도 나를 키운다. 는 마음으로요. 여러분은 어떤 방법으로 스스로를 돌보아주고 있나요? 혹시 남에게도 하지 않을 모진 말로 스스로를 대하고 있지는 않은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