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유 Ayu Sep 13. 2023

산뜻하고 즐겁게

다시, 발리

6주 간의 발리여행을 마무리하고 비행길에 올랐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발리에서 많은 일들이 있었다. 평소처럼 무얼 했고, 어딜 갔고, 뭘 먹었는지도 기록하고 싶었지만, 글을 쓰면 마음속에 잔상이 남을 걸 알기에 있는 그대로 경험하고 받아들이고 싶어 여행 중 아무것도 쓰지 않았다.


여행초반에 느꼈던 두려움, 그리고 마음처럼 흘러가지 않는 여행에 올라왔던 속상함, 새로운 지역에 살아보면서 느꼈던 기대와 설렘, 절대 못할 것 같았던 스노클링을 하면서 느낀 행복함, 우연이라 하기엔 인연처럼 마주치는 작년에 추억을 나눴던 사람들까지.


돌아보니 참 선물 같았고, 기대치 않게 내적으로 성장한 시간들이었다.




발리매직은 정말 존재하는가?


한 번도 발리를 안 와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와본 사람은 없다는 발리!

전통과 힌두교로 똘똘 뭉친 발리니즈들의 커뮤니티와 문화에 매료되어 발리여행을 왔다가 발리에 정착하는 외국인이 상당하다. 그렇게 또 외국인들끼리 생성한 커뮤니티는 관광객의 발길을 두 번 세 번 돌려 발리에 정착하게 만드는 마법이 있다.


하지만 역효과도 있다. 관광객이 많은 건 팬데믹 이후 전 세계적인 현상이라 해도 너무 많은 요가원, 요가강사자격증, 각종 워크숍들이 액티비티를 선택하는 데에 있어 상당한 피곤함을 안겨주었다.


Spiritual materialism

3년 전 나의 선생님과 요가 수련할 때, 선생님이 말했다. 마놀로블라닉 구두와 프라다 가방을 넘치도록 소유하는 것만이 물질 만능주의가 아니고, 요가를 하나의 이미지로 만들어 에고의 먹이로 사용하면 그것도 물질주의와 다를 게 없다며 정신 만능주의(spiritual materialism)에 대해 설명하신 게 이번 발리여행을 하면서 자꾸 떠올랐다.  




Here and Now

작년 발리여행의 화두는 “자기 사랑”이었는데 이번 여행의 화두는 “지금”이었다. 이번 여행에서는 걱정과 후회 등의 생각에 빠지지 않고 현재에 있는 것에 대해 자주 관조하고 연습했다.


발리를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들었던 요가수업에서 수업을 시작하며 선생님과 학생들 모두 눈을 감고 합장을 한 후, 깊이 숨을 들이마셨다가 ‘옴-‘하고 다 같이 내뱉는 그 순간, 나의 가슴에서 울리는 진동과 부드럽게 얼굴에 날아오던 바람의 촉감, 그리고 바람에 흔들리던 잎사귀들의 소리.

그 모든 것들이 생생하게 기억나는 걸 보면 지금 존재하는 연습이 빛을 발했던 순간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Do something simple and enjoy it.

이번 여행에서 얻은 소중한 문장이다. 지금, 여기에 있기 위한 조건이라고도 말할 수 있겠다. 앞으로 발리에서 경험한 것들을 글로 정리할 생각에 설렌다. 글을 쓰는 나도, 읽는 사람들도 산뜻하게 즐길 수 있기를!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