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시차 적응

조금만 더 신경을 쓴다는 것

by Eric Kim




처음 미국에 도착하고 첫 출근을 하는 당일까지 시차 적응을 하지 못하여 고생을 좀 했다.

걱정이 많은 성격과 낯선 환경도 한몫하였지만 몸이 기억하는 신체 사이클을 바꾸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었다. 모두가 잠든 새벽까지 쉽게 잠에 들지 못하였고, 아무리 늦게 잠이 들어도 새벽 4시만 되면 짐에서 깨어났다. 거기다가 오후만 되면 몰려오는 잠을 이기지 못하고 잠에 굴복하다 보니 낮에 자고 밤에 활동하는 모습이 뱀파이어와 다를 게 없었다.


자야 할 시간에 자지 못하고 일어나기 싫어도 4시만 되면 눈이 떠지니 참으로 미칠 노릇이었다. 평생을 아침잠 때문에 고생하며 살아왔는데 평생의 고민이 하루아침에 해결되었다. 물론 떠 다른 문제를 가져오긴 하였지만..


그날도 어김없이 눈이 떠져 시계를 보니 나의 하루가 힘들 것이라는 것을 암시하듯 또 새벽 4시를 가리키고 있다. 깊은 한숨과 함께 밤새 쌓여있는 카톡들을 확인하는데 엄마의 카톡이 많이 쌓여있다. 1주가 넘도록 시차 적응을 못하여 고생하는 나의 하소연이 걸렸는지 외국에 갔다 온 아는 지인들에게 시차 적응에 관하여 방법을 물어보고 들은 여러 노하우들을 보낸 것이다.


아차 싶었다.


군대에 갔을 때도 괜히 걱정할 까 봐 한 번도 우는 소리 안 하였던 나인데 타지에 혼자 있다 보니 이번에는 거기까지 생각을 하지 못 하였다. 마음이 좋지 않았다. 어쩌지도 못하는 문제로 괜한 소리를 하여 엄마를 걱정하게 만들어 버린 게 아닌가 싶었다.


지금 답장하면 또 일찍 일어났다고 걱정할 테니 몇 시간이 지나고 ‘이제 시차 적응 다 끝났나 봐’라고 답장을 보내야겠다 생각하며 다시 침대에 누웠다.


조금만, 조금만 더 신경을 쓰자는 다짐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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