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재밌게 보았던 드라마가 있다.
바로 송강 주연의 '나빌레라'
드라마 '나빌레라'는 은퇴 후 70세에 발레를 시작한 덕출 할아버지와 이 덕출 할아버지의 스승이 되어버린 방황하는 채록이의 이야기를 다룬 성장 드라마이다.
드라마 전개상 초반부에는 채록이 와 덕출 할아버지가 엮이고, 친해지는 과정을 다루었는데 하루는 이런 대화 장면이 있었다.
덕출: 채록이는 집이 어디야? 부모님과 같이 살아?
채록: 그건 왜요?
덕출: 내가 채록이 매니저잖아
채록: 혼자 살아요. 됐죠?
덕출: 부모님은 안 계시고?
채록: 하.. 아버지는 떨어져 살고요, 엄마는 돌아가셨어요.
덕출: 아~ 난 부모님 두 분 다 돌아가셨어~ 그럼 내일 보자 채록아
분명 이 장면은 매니저로써 채록이를 알아가려는 덕출 할아버지와 그런 행동이 귀찮은 채록이를 보여주고자 하는 장면이다. 그리고 70세 할아버지만 할 수 있는 농담으로 완벽하게 마무리한 씬. 보통이라면 저 개그에 피식하고 웃으며 지나가야 할 장면이 분명했다.
하지만 웃기고자 한 저 대사가 끝나자 내 눈에서는 눈물이 흘렀다.
스스로도 당황스러워 "어..? 나 왜 이러지?"라며 눈물을 훔쳤지만 그것으로는 눈물을 멈출 수는 없었다.
누구에게 말 하기도 민망하고, 스스로도 어이가 없었던 그 날.
오늘 문득 그 날이 떠올라 그 날을 다시 떠올리다보니 나를 슬프게 만들었던 게 무엇인지 알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모님이 모두 돌아가셨다고 장난스레 말할 수 있을 때까지 덕출 할아버지가 슬퍼했을 그 시간.
아무렇지 않게 얘기할 수 있을 때까지 쉬운 시간은 아니었을 그 길고 긴 시간이 내 마음을 건들었던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