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틀어놓은 라디오에서 썸머타임으로 인하여 미증 개장시간이 한 시간 앞당겨졌다는 뉴스가 흘러나왔다.
참 오랜만에 들어보는 단어다.
'썸머타임'
미국에서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냐고 물어본다면 썸머타임이 끝나던 날이라고 하고 싶다.
분명 어제까지만 해도 밝았던 시간이 하루 만에 깜깜한 밤이 되어버리던 신기한 경험.
가라는 집도 안 가고 야경을 보겠다고 높은 곳을 찾아갔던 기억까지. 아직도 생생하다.
문득 저때는 그래도 참 순수했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최근에 저렇게 무언가를 보고 설레 하거나 신기해하던 적이 있었나.
나이를 먹어갈수록 얻는 것보다 잃어버리는 게 더 많은 거 같다는 생각에 옅은 슬픔이 올라왔다.
앞으로도 더 많은 걸 잊고, 잃어버리며 살아가겠구나.
오래전 내가 참 좋아했던 '어린 왕자'에 나왔던 글귀가 새삼 떠올랐다.
'어른들은 누구나 처음에는 어린이였어.
하지만, 그것을 기억하는 어른은 별로 없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