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해할아버지의 별세를 부러워한 할머니

죽음의 무게

by Eric Kim



치매에 걸리신 할머니가 티비를 보다 묻는다


"저 사람은 누구냐?"


그날은 송해 아저씨가 별세한 날로 계속 티비에서 관련된 뉴스가 나오고 있었다.


"엄마, 저분이 올 해로 95세이신데 오늘 하늘나라로 떠났대"


가만히 듣고 있던 할머니가 대답하셨다.


"좋겠다"


병들어가는 스스로가 힘겨우셨던 것일까.

아니면 자식들이 힘들어하는 게 힘드셨던 것일까.

짧은 그 한 마디에 잠시 정적이 흘렀다.


"좋긴 뭐가 좋아 엄마. 이렇게 자식들이랑 같이 시간 보내는 게 더 좋지"


정적을 깨며 알 수 없는 표정으로 할머니와의 대화를 이어가는 엄마.

그것을 보고 있자니 눈물이 차올라 방으로 자리를 피할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느껴보지 못했던 무거움이 가슴 한편에 내려앉았다.

나이가 들고, 병들어가는 삶의 무게는 얼마나 무거울지,

지금의 나로서는 감히 헤아릴 수가 없었다.


나이가 든다면,

죽음이 두려움보다는 해방이 될 수도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날 이후로 종종 할머니의 그 말이 떠오른다.


"좋겠다"


거기에 담긴 지침, 슬픔 어쩌면 진심이었을지도 모르는 그 한 마디.

아직도 그 무게를 이해할 수 없지만 언젠가는 나도 이해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


영원히 모르고 싶기는 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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