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의의 끝은
자리에 놓아둔 물티슈 하나.
몇몇 사람들이 써도 되냐고 물었다.
“물어보지 않고 사용하셔도 돼요.”
사소한 것이기에, 그냥 가져다 쓰라고 했다.
며칠 뒤, 물티슈를 쓰려는데 뚜껑이 닫혀 있지 않았다.
누군가 사용하고는 제대로 닫지 않았던 모양이다.
수분이 다 날아가, 그냥 티슈가 되어버린 물티슈.
새로운 물티슈를 꺼내 놓으려다 말고, 그냥 서랍 안에 넣어버렸다.
쓰고 나서 제대로 닫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닐 텐데..
본인의 필요함이 채워지자, 남겨진 물건은 내팽개쳐진 것이다.
그 행동에 대한 아쉬움.
다음에도 그럴 거라는 생각에, 더는 꺼내놓지 말자는 결심.
사소하지만 편하게 쓰라는 내 호의는 찜찜함만 남아버렸다.
얼마 전 수영장에서 봤던 공지문이 떠올랐다.
“4월부터는 비누와 샴푸를 제공하지 않습니다.”
왜 남자 샤워실에만 제공하냐는 여성들의 항의가 많아 남자 샤워실도 중단하게 되었다는 안내.
아이러니하게도 여자 샤워실의 비누를 너무 가져가 그동안 여자 샤워실에만 제공하지 않고 있었다는 사실은 그저 웃음만 나오게 하였다.
편의를 주려하였지만 결국, 그것마저 없애는 건.
역설적이게도 편의를 받는 사람들 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