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1의 이야기
"나 이번에는 정말 퇴사하려고. 퇴사면담 들어간다."
친구들 단톡방에 올라온 카톡 하나.
저건 거짓말이다.
정말 그만두려는 사람은 면담 같은 걸 먼저 하지 않는다.
"왜 이직하냐?"
"그만두고 몇 달 쉬면서 천천히 구하려고. 맨날 집에 늦게 들어가니까 아들이랑 시간도 못 보내고, 둘째 계획도 있어서"
몇 시간 뒤, 올라간 연봉과 인센티브를 공유하며 붙잡혔다는 그 친구
'퇴사하기 쉽지 않네.. 이 조건이면 솔직히 솔깃하지 않냐?'
역시나 싶은 결말에 한 줄 보내줬다.
“김이사. 자네 그렇게 10년 동안 다섯 번 붙잡혔어”
"나 진짜 퇴사해야 할까 봐"
또 시작이다.
"이번에는 또 뭐가 문제인데?"
"아들이 내가 싫대. 그럴 만도 해 맨날 10시 넘어서 집에 들어가고 주말에나 조금 같이 시간 보내니."
"이직을 해. 경력도 있겠다 연봉 좀 줄어들더라도 워라밸을 좀 챙길 수 있는 곳으로 가면 되지"
"내가 이렇게 일하니까 아들이 하고 싶은 거 다 해줄 수 있는 거긴 해. 그리고 지금 힘들게 해야 나중에 나이 먹어도 경쟁력이 있는 거임"
"아니 답은 이미 다 정해놓고 왜 자꾸 그러냐.. 나는 워라밸이 가장 우선순위고 쌉T라서 해줄 말이 없음..
그리고 야 당장 내일 죽을지도 모르는 게 사람 인생인데 10년 뒤 걱정 때문에 눈앞의 행복을 놓치는 것도 이해가 안 됨. 그냥 이직해서 가족들이랑 시간 더 많이 보내라"
말은 그렇게 했지만 나는 알 수 있었다.
그 친구는 올해도, 내년에도 그 자리를 지키고 있을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