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에 대한 이야기

친구, 만남 그리고 헤어짐

by Eric Kim



“나 헤어졌어.”

지난 늦은 밤,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만난 지 얼마 안 됐고 또 잘 어울린다 생각했기에 의외라는 생각을 하였다.

자기는 앞으로 같이 뭘 할지 이런저런 계획을 세우고 같이 하기로 얘기도 나누었기에 서로 같은 마음인 줄 알았는데 여자 친구는 아직도 네가 날 좋아하는지 확신이 안 든다고 했단다. 어느 부분에서 그렇게 느꼈는지 한참을 얘기하다 그냥 그만하기로 했다는 내용이었다.

30살이 되도록 나이를 먹으면서 많은 연애와 이별을 했을 텐데도 누군가와 발걸음을 맞춘다는 건 여전히 쉽지 않나 보다. 한참을 친구에게 더 좋은 사람 만날 거라는 위로의 말을 전한 뒤 전화를 끊었다. 잘 어울린다 생각을 해서일까 씁쓸함이 올라왔다.


그 날 저녁, 잠을 자려고 침대에 누워 있다 보니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혹시, 그 두 사람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으면서도 한쪽이 너무 빠르기에, 아니면 한쪽이 너무 느렸기 때문에 같은 방향을 보고 있다는 걸 몰랐던 게 아닐까. 만약 상대방의 속도를 내 친구가 따라가면 좋았겠지만 한 편으로는 자기 속력을 고집했던 그분의 욕심은 아녔을까.

상대방을 알아간다는 건,

어느 한쪽의 기다림이 필요하다는 말이 아닐까.

누군가 버겁지 않도록 기다려 주는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