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 마음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면

여행 가운데 배우는 것들

by Eric Kim


Manners Maketh Man
-영화 킹스맨 -


화려한 액션과 수많은 명대사들 그리고 엄청난 수트핏까지

영국을 배경으로 한 영화 킹스맨은 많은 사람들의 호평을 이끌었으며 우산과 잠글 수 있는 문만 있다면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는 대사를 따라 하게 만들었다.
술을 안 마시던 나도 콜린 퍼스를 따라 해 보겠다며 Guinness를 샀다가 한 모금 마시고 다 버렸던 기억이 있다.

그렇게 내 기억에 남아있는 영국은 멋쟁이들의 나라였으며 내가 유럽여행을 하게 되었을 때 나는 첫 여행지는 당연하게 영국이었다.

실제로 런던에 도착하여 영화에서만 보던 거리들을 직접 보니 그저 신기할 따름이다.
하지만 인생이 재밌는 이유는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기 때문이었던가 게스트 하우스에 짐을 풀고 밖에 나온지 30분 정도가 지났을 때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비를 맞으며 돌아다닐 수는 없기에 어쩔 수 없이 한 건물의 뒷문에서 비를 피하고 있다 보니 그 건물에서 한 영국인이 나와 담배를 피기 시작하였다.

"China?"

누가 봐도 여행객으로 보이는 나에게 호기심이 생겼는지 그 외국인이 내가 어디서 왔는지 물었다.

"No Korean"

영국 악센트를 알아듣기가 쉽지는 않았지만 짤막 짤막하게 대화를 계속 이어갔다.

"It's rainning day even this is my first day in London"

오늘 런던 첫날인데 비가 온다고 투덜대는 나에게 그 외국인은 담배를 끄며 어깨를 한 번 으쓱하더니 한 마디를 한다.

"But It's London"



그 한마디는 내가 더이상 아무 말도 할 수 없게 만들었다.
'아 이게 런던이구나'하는 깨달음과 ‘내가 너무 내 기준으로 보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
이방인인 내가 이 곳에서 계획대로 안된다고 투덜대는 모습이 마음대로 안된다고 떼쓰는 어린애와 다를 게 없었구나.


그 이후로 많은 국가와 도시를 여행하며 날씨, 음식 등 마음에 안 드는 게 있을 때마다 그 말을 떠올렸다.

이게 이 곳의 음식이고 문화이며 날씨라는 것. 그럴 때면 모든 게 이해가 되고 그것을 기꺼이 누릴 수 있게 되었다.

여행은 끝났지만 아직도 그 한마디는 기억에서 잊혀지지 않는다.

아니 다음 여행, 다다음 여행에서도 기억에 남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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