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BLUE "Love"
아는 음악이 늘어날수록 내 편이 늘어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지. 그런데 그렇게까지 편을 늘리고 싶었던 이유는 뭐였을까? 감기에 걸려서 병가를 쓰고 집에서 머무는 오후, 나는 글을 쓰면서 음악을 듣고 있었어. 바쁘게 지내느라 소홀히 했던 음악을 오랜만에 집중해서 들을 시간이 생겨서 좋았지. 오랜만에 내 편들을 다시 마주했어.
Love Love Love
Everybody Clap Clap Clap
감기에 걸리면 시럽처럼 찾게 되는 음악들이 있었지. CNBLUE의 "Love"도 그중 하나였어. 처음 인터넷에서 티저 영상을 접했던 때를 기억해. 비록 한 구절이었지만 사랑이란 단어를 그렇게 시원하게 표현한 리듬감은 처음이었어. 매사를 심각하게 생각하던 중학생인 나는 그 표현법에 반해버렸지. 교실에서도 흥얼거리며 발매일을 기다렸어. 당시에는 스마트폰이 상용화되기 전이어서 신곡을 들으려면 집에 가서 컴퓨터로 들어야 했지. 예고된 발매일인 수요일, 얼른 곡을 듣고 싶었던 나는 교무실로 가서 담임 선생님께 말했지.
"감기 기운이 있어 조퇴해야 할 것 같아요."
오후 4시. 집에 도착한 나는 CNBLUE 유튜브 채널에 올라와 있는 곡을 바로 재생했어. 꾀병이라 할 수 있었지만 음악을 듣고 싶었던 마음은 꾀가 아니었어. 고작 3분대의 한 곡이었지만 온전한 후렴을 들으면서 나는 마치 병이 낫는 것만 같았어. 막힌 코가 뚫리듯 가슴 어딘가가 후련해지는 기분이었지.
Hole me cry cry cry
내 목소리 안 들리니
Oh Hi Hi Hi
매일 너만 찾고 있는데
너무 슬프지만은 않게, 여름 바람처럼 시원하게 불어오는 운율은 그간 내 편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분위기였어. 나는 새로운 이 분위기를 내 편으로 만들고 싶었지.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예전을 향한 사랑, 푸르른 봄날 같던 유년에 대한 그리움을 너무 슬프지만은 않게 달래줄 위트 있는 녀석. 내겐 CNBLUE의 "Love"가 그랬어. 10년이 넘어 다시 듣는 지금의 나는 직장인이고 여전히 녀석을 찾곤 했지.
음악 연구가인 아제이 칼리아는 사람들이 서른 즈음이 되면 새로운 음악보다는 익숙한 음악을 찾아듣는다고 분석했어. 서른 살이 되니 주변에 그런 친구들이 보이기 시작했지. 하루에 새 앨범을 몇 개씩이나 듣던 이들이 이제는 알던 노래만 자주 듣게 된다고 할 때마다 나는 생각했어. 우리가 그토록 10대, 20대 때 음악을 주야장천 들었던 건 훗날 만들기 어려워질 자기 편을 미리 만들려 한 게 아닐까. 오랫동안 내 편이었던 "Love". 나는 그처럼 위트 있는 리듬이 담긴 글을 지금도 종종 쓰고 싶긴 해.
Love Love Love
Everybody Clap Clap Cl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