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녀석들: 더 무비> 리뷰

폼들 잡는 놈들 잡는 몸들

by 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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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녀석들: 더 무비>

★★☆


OCN 드라마 <나쁜 녀석들>이 극장판으로 돌아왔습니다. 드라마로 방영되던 시리즈가 재편집이 아닌 오리지널 각본을 들고 극장가를 찾은 사례는 처음이 아닌가 싶네요. 2015년 <살인의뢰> 이후 신작이 없었던 손용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원년 멤버들 가운데엔 마동석과 김상중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거기에 <더 킹> 이후 2년만인 김아중과 스크린 데뷔를 하게 된 장기용이 합류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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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소 호송 차량이 전복되고 범죄자들이 탈주하는 사건이 벌어지고, 이에 경찰은 수감 중인 범죄자로 흉악범을 잡는 극비 프로젝트 '특수범죄수사과'를 다시 소집합니다. 지휘권을 잡은 오구탁 반장은 과거 함께 활약했던 전설의 주먹 박웅철을 찾아가고, 감성 사기꾼 곽노순과 전직 형사 고유성을 영입해 새로운 팀을 구성하죠. 수사가 진행되며 이번 사건이 단순한 탈주가 아님이 드러나고, 그렇게 나쁜 녀석들의 작전은 덩치를 한껏 키웁니다.


보통 드라마 시리즈에 <더 무비>라는 부제가 붙으면 극장에 걸 만한 규모의 에피소드를 적당한 분량으로 재편집한 사례가 많았습니다. 때문에 드라마 시청자가 아닌 이상 애초에 관심조차 가지기 어려운 때가 많았죠. <나쁜 녀석들> 역시 프로젝트 발표 이후 꽤 오랜 기간까지도 재편집판 혹은 드라마 확장판이 아니냐는 의문이 많았는데, 주연급 캐릭터들을 제외하면 기존 시리즈와의 연관성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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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정하고 기존 시리즈와는 다른 방향을 추구한 듯 합니다. 전반적인 분위기부터 전개를 풀어나가는 방식까지, 원작과의 교집합은 정확한 시간대를 짐작할 수 없는 오구탁과 박웅철의 귀환 정도입니다. 몇 년 전부터 주먹 한 방에 한 명씩 정리하는 마동석의 자기복제 필모그래피를 생각해 보면 굳이 <나쁜 녀석들>이라는 제목을 달 필요가 있었나 싶기도 합니다.


그만큼 이번 <더 무비>는 오락영화의 전형에 충실합니다. 주먹, 혈기, 대장, 넉살 등 만화적인 개성을 만화적으로 나눠 받은 캐릭터들이 하나의 팀으로 뭉칩니다. 주먹이 혈기와 자존심 싸움을 벌이면 넉살이 한두 마디 덧붙이고 대장이 고함을 치며 말리는, 캐릭터 구성만 들어도 자동으로 완성되는 그림들이 예상을 한 치도 벗어나지 않고 이어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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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초유의', '최악의' 등의 과분한 수식어가 붙은 범죄자들은 역시나 겉만 번지르르합니다. 주인공들이 나서서 때려잡으면 그만큼 주인공이 대단해 보이는 것이 아니라, 지금껏 이 범죄자들을 이렇게 방치해 둔 공권력이 한심해 보이는 지경이죠. 몇 명이 어떻게 덤벼들건 눈 한 번 마주치고 쓱 웃어 주면 한 자루 한 트럭씩 쓸어넘기는 액션도 후반부에 접어들수록 지나치게 자주 반복됩니다.


모든 캐릭터가 마치 연극 무대 조명을 받는 것처럼 과장된 연기를 펼치는 와중, 의외로 눈에 띄는 캐릭터는 마동석의 박웅철입니다. 마동석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줄여 MCU라는 별명을 붙여 주었더니 정말 MCU에 합류해 버린(...) 그의 개성은 놀랍게도 여전히 건재하죠. 어디서든 매번 똑같다 한들 특유의 위압감과 존재감은 아직 누구도 빌려 가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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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을 꾸려 작은 사건들을 처리하다가 마지막을 대비하는 전개치고는 결정적 한 방의 파괴력이 부족합니다. 말은 나쁜 녀석이라고 하지만 누구 하나 정말 나쁜 사람도 없어 보입니다. 도무지 무슨 의도에서 넣었는지 모를 애국과 선악 교육은 아슬아슬하던 분위기를 주기적으로 망치죠. 대사와 BGM만 살펴봐도 명절용 오락 영화를 정조준한 듯 하지만, 가볍다 못해 실없기는 너무나 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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