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과 코치는 다르다

파쿠르를 지도한지 10년이 지났다. 무엇을 알게 됐을까? 선생님(Teacher)과 코치(Coach)는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 Coach의 어원은 16세기 헝가리의 도시 Kocs에서 개발된 말 네 마리가 끄는 마차에서 유래했다. 코치는 정해진 목적지를 가기 위해 도와주는 사람이라는 의미에서 개인의 목표를 성취할 수 있도록 인도한다는 의미로 진화했다. 선생님과 코치의 가장 큰 차이는 생각의 거리와 위치다. 선생님은 이미 완성된 지식과 이론을 전달하거나 학생들을 이미 있는 지식에 끼워맞춰야 하지만 코치는 철저히 현장 중심으로 생각의 힘이 학생에게 있어야 한다. 선생님의 역할을 너튜브와 구글신이 대체했으므로 앞으로 교육에 있어서 코치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파쿠르에서 왜 코칭이 중요할까? 

 정해진 사물과 공간을 사용하는 스포츠 및 체육관과 달리 예측하기 어려운 야외환경에서 이루어지는 파쿠르 수업은 코치의 민첩한 임기응변을 요구한다. 나는 분명히 말한다. 타인을 지도해본 경력과 파쿠르를 경험해본 경력은 분명하게 구분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파쿠르를 잘 하는것과 파쿠르를 잘 가르치는 것은 완전히 다른 분야이기 때문이다. 간혹 사람들은 파쿠르를 잘 하면, 당연히 파쿠르를 잘 가르칠것이라고 막연한 기대를 갖는다. 물론, 파쿠르를 잘하면 잘 할수록 높은 경지와 움직임의 깊이를 깨닫기 때문에 자신의 경험과 몸의 이해를 사람들에게 전달해줄 수 있다. 생각해보라. 자신이 해보지도 못했는데 어떻게 그것을 타인에게 가르치겠는가? 자신이 잘하지도 못하는데 어떻게 좋은 시범을 보이겠는가? 자신의 밑바닥이 드러나게 되었을 때, 결국은 정도가 아닌 사도로 갈 수 밖에 없다. 

내가 말하고자하는 것은, 코치로서 좋은 시범을 보여줄 수 있는 퍼포먼스는 기본이다. 여기에 좋은 코치는 잘 가르칠 수 있는 코칭능력이 더해져야만 한다.   

    자신의 경험과 이해를 타인에게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지도력   

    수련생의 움직임을 정확하게 보고, 근본적인 문제점을 조언해 줄 수 있는 관찰 능력과 피드백  

    수련생의 심리적, 신체적 단계를 이해하고 적절한 수준의 트레이닝을 제공할 수 있는 역지사지의 태도와 파쿠르의 각 기술, 동작들의 입문단계부터 최상위 단계까지의 커리큘럼  

    어떤 수련생이 오더라도 쉽게 친밀해지고 적응할 수 있는 의사소통능력  

    개인지도부터 백여명 이상을 아우르는 대규모 그룹까지 지도할 수 있는 그룹관리능력과 리더십  

    수련생의 부상, 환경변화 등 갑작스러운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평정심과 재빠른 사고능력  

    수업 시간을 엄수하고, 수업계획을 미리 사전답사를 통해 검증하는 성실함과 책임의식  

    현실과 타협하지 않는 성장의지  

    파쿠르 철학과 내면의 가치관을 깨닫고, 이를 전달할 줄 아는 레토릭  

    모든 수련생들을 차별없이 대하는 공정심  

    수련생이 성취하기까지 끊임없이 나누고, 도와주고, 함께할 수 있는 이타심과 인내심  

    작고 사소한 것에도 기쁨을 느끼고, 자존심 보다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줄 아는 겸손함  

이렇듯, 코칭 캐릭터(coaching character)와 코칭 기술(coaching skill), 그리고 코칭현장에서 쌓는 실제 경험. 삼박자가 두루갖춰져 함께 굴러갈때 좋은 코치로서 성장해나갈 수 있다. 코치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질 수 없다.

***

국내외적으로 파쿠르 교육 분야는 퍼포먼스 향상 목적의 스포츠 파쿠르, 그리고 사회적가치와 의미를 전달하는 소셜 파쿠르로 나뉘어 전문화되어가고 있다. 유능한 파쿠르 코치는 둘다 쓰임과 모양새가 다르니 두루 경험하여 이치에 맞게 활용할 줄 알아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