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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엉 Nov 15. 2021

-편지-

9월 1일 오후 11시 18분, 우엉으로부터.

야 딱복아 하이. 잊지 않았지. 한 달에 한 번 편지 쓰기로 한 거. 사실 나도 매일 까먹었다가 또 안 까먹었다가 또또 까먹었어. 왜냐? 너의 편지를 너무너무 받고 싶었거든. 백승이는 좋겠다. 맨날 너 편지 받아서.


요즘 우리 재밌잖아 그렇지.. 아니야? 나만 재밌냐? 그럼 안되는데 흠. 그런 와중에도 그냥 놀지만 않고... 뭐라도 하려는 우리도 우리야... 우린 참 대문자 ENFP다...☆ 사실 첫 편지는 뭘 써야 할지 모르겠고 약간 부끄러워서. 그냥 일단 내가 요즘 생각하는 걸 써 보려고 해.


<짧을 수도 있음 주의>


요즘 부쩍 더 '바보'(ㅌㅋㅋ)같이 구는 너를 보면서, 너는 사랑할 때 너무... 너무나도 아이 같아지는구나 하고 생각했어. 내가 생각한 딱복이보다 훨씬 더 아이 같고 또 아이 같구나. 나는 너를 엄청 똑삐라고 (똑 부러지는 아이라는 뜻으로 받아들여주라) 생각했는데 (그 팬덤에 참 없는 캐릭터) 이 녀석 알고 보면 허점투성이?! ㅋㅋㅋㅋㅋㅋㅋ 귀엽단 뜻이야 알지? 


너 대체 백승이를 얼마나 좋아하는 거냐? 부럽다 김백승. 너 뭐냐? 인마 너 영물이네 참나. 약간 저울 추가 고장 나는 것 같은 건가. 이 사랑은 너무 무거워서 이 저울로는 잴 수 없습니다. 삐빅. 에러가 나는 건가. 그래도 한 시간 먼저 출근하는 건 너무 심했다고 너... 아무리 생각해도 심했어... 녀석...


난 그래도 너를 서투르게 하는 백승이가 좋아 (백승이한테 하는 사랑이 서툴다는 뜻 아님!!) 너의 무거운 부분을 차지해서 너를 고장 나게 하는 게 다름 아닌 사랑과 걱정이라서 좋아. 그리고 너를 다시 사랑하게 빠지게 한 게 백승이라서 좋아.


내가 백승이를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네가 백승이를 좋아하기 때문이야. 아마 네가 경민이를 좋아했으면 나는 경민이를 좋아했을 것 같아. 네가 백승이를 걱정하는 것도 좋고, 너의 마음을 네가 늘 들여다보려 하는 것도 좋아. 그렇지만 네가 좀 덜 괴로웠으면 해. 너의 사랑은 진짜 반짝반짝거리니까, 그런 사랑을 가지고 있는 너도 마냥 즐겁고 행복했으면 좋겠다.


우리는 서로의 머리채를 잡아줘야 할 의무가 있는 사이니까 서로 애먼 짓, 모자란 짓 하려고 할 때마다 정신 차리게 해주자. 귀로 들어오던 빗줄기. 생각하라고 알았지. 너의 사랑을 가진 네가 좋아 딱복아. 오늘은 울지 말고 일찍 자라.


안녕. 

10월에 또 쓸게! 나한테 쓰는 건 대충 써도 됨. 메모장에 썼다 지웠다 썼다 지웠다 안 해도 됨.

잘 자렴.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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