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제의 환상

로또번호를 직접 기입한다고 당첨될 확율이 높아질까?

by 김진혁

통제의 환상[ Illusion of Control ]

왜 로또번호를 직접 선택하려고 할까?


통제의 환상은 자신이 바꿀 수 없는 객관적인 외부 환경을 자신이 통제할 수 있다고

믿는 경향을 의미한다.

약효가 전혀 없는 거짓 약을 진짜 약으로 가장해 환자에게 복용토록 했을 때

환자의 병세가 호전되는 심리적 효과를 ‘플라세보 효과(placebo effect)’라고 한다.


이를 원용해서 사람들에게 자신이 통제할 수 있다는 환상을 주어 불쾌하거나 지루한 상황을 더 잘 견뎌내게 만드는 효과를 발휘한다.




로또.jpg


하버드 대학교 심리학자 앨런 랭어(Ellen Langer)가 지칭한 용어로서,


객관적인 외부 환경을 자신의 뜻대로 만들어갈 수 있다고 믿는 개인의 심리적 상태를 말한다.


외부 환경을 자신이 통제할 수 있다고 믿는 일종의 착각이다.


랑거의 로또 실험 결과가 있다.

실험 참가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A그룹의 사람들에게는 직접 선택한 번호의 로또를,

B그룹의 사람들에게는 기계에서 자동 선택된 로또를 각각 1달러어치씩 사게 했다.


그리고 잠시 후 참가자들에게 “이웃 사무실에서 꼭 로또를 사고 싶은 사람이 있는데

남은 로또가 없다.

혹시 로또를 팔 생각이 있는지, 판다면 얼마에 팔고 싶은지 적어 달라”고 말했다.


자동 선택된 번호의 로또를 구매한 B그룹은 약 19퍼센트가 팔지 않겠다고 답한 반면

자신이 선택한 번호의 로또를 구매한 A그룹의 사람들은 B그룹보다 약 2배나 많은 39퍼센트가

팔지 않겠다고 했다.


판매에 동의한 사람들도 B그룹에 속한 사람들은 평균 약 1.9달러를 원한 반면 A그룹에 속한

사람들의 희망 판매액은 8.9달러에 달했다.



%BDɸ%AE%B0%FC%B7ü%AD%C0%FB4.jpg


이렇듯 두 그룹 사람들의 행동이 큰 차이를 보인 것은 사람들이 기계에서 나온 숫자보다는

자신이 직접 선택한 숫자의 당첨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도

자신이 통제력을 지니고 있다고 믿을 때가 있다.


이러한 경우 사람들은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일인데도 마치 통제할 수 있는 것처럼 행동한다.



복권1.jpg


예를 들어,

복권을 구입할 때 많은 사람들이 자동으로 배정되는 번호 대신에 생일 등

자신에게 의미 있는 번호를 직접 지정한다.

번호를 직접 지정하는 자신의 행동이 복권 당첨을 가져온다고 믿는 것이다.

통제의 환상은 개인주의가 강한 사람들에게서 더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신의 통제력을 과장해서 지각한다.


로또에 당첨되기 위해 1등이 많이 나온 집을 찾아가기도 하고,

그간 나온 당첨번호들에 대한 분석을 하는 것은 대표적인 통제의 환상에서 나온다.




환.jpg


통제의 환상이 가지는 양면성


늙은 부모가 손 하나 까딱하지 않고 모든 일을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게 만드는 것이

진정한 효도일까?

현명한 자식들은 그게 바람직하지 않다는 걸 직감으로 잘 알고 있다.


실제로 랑거가 아덴하우스Adenhouse에서 40년 동안 연구한 후

1976년에 발표한, 요양원 거주자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 결과에서 노인들에게 화분에다

일정하게 물주는 책임감을 준 노인들이 훨씬 더 건강하다는 통계결과가 있다.

노인들에게 책임감과 선택을 증가시켜 ‘통제의 기쁨’을 누리게 해주는 것이 진정으로 건강과 행복에 더 기여하는 길이다.


통제의 환상은 자신의 능력에 대한 현실적인 평가를 방해함으로써

잘못된 의사결정을 초래하거나 섣부른 행동을 조장할 위험이 있다.

그러나 개인의 정신 건강이나 태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하는

연구결과들도 있다.



통제환상1.jpg

자신이 결정할 수 있는 영역이 크다고 인식될수록 스트레스 수준은 감소하며

일이나 목표로 하는 바에 더 의욕적으로 오래 매달린다는 것이다.


반대로 통제 영역이 적다고 인식되는 경우에는 스트레스 수준이 증가하며 일을

처음부터 쉽게 포기해버리는 결과로 나타나게 된다.


통제의 환상은 인간 본성에 대한 이해로 시대를 초월하는 불변의 법칙이다.

기업이나 조직관리 차원에서 인간의 기본적 특징에 대한 이해했으면 한다.


‘자신의 자유의지에 의해서 생활환경을 꾸미고 싶어 하는 인간의 기본적 욕구’

를 활용해야 한다.


칸트가 말하길“ 무인도에 혼자 살고 있는 사람은 집안을 가꾸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


설득2.jpg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  비참한 인생이란 실현할 꿈을 찾지 못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