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남편은 철없는 나이든 아이
은퇴남편은 철없는 나이든 아이일 뿐이다.
남편이 은퇴하면 하루 24시간을 함께해야 한다.
갑작스럽게 함께 보내야 하는 시간! 당신은 특단의 조치가 있습니까?
교외에 있는 멋진 카페나 유명 음식점의 점심 손님은 대부분 아주머니들이다.
강남 뷔페 점을 낮에 간 적이 있었다. 약 80%-90%가 여성이고 간혹 나이든 남자가 보였는데 부인이 함께 데려 온 듯 대화도 없이 먹는 데에만 집중하는 모습이다. 카페 브런치나 평일 골프장은 중년 여성들 때문에 먹고산다는 말이 실감난다.
남편이 은퇴하면서 갑작스럽게 부부관계가 밀착되어 혼자만의 시간이 사라진다.
가부장적 가치관을 가진 남편 입장에서는 일평생 돈을 벌어왔으니 이제는 편하게 대접받고 싶어 한다.
아내와 여행도 하고 대화도 즐기면서 말이다. 또 다른 남편의 형태는 앞의 예와 다르다. 평생 일에만 치중했기에 가정이 낯설다
직장에서 팽 당하고 나서야 배신감과 울분이 쌓였고 아내와의 관계도 소원하다. 직장 다닐 때에도 아이들과의 대화와 소통이 끊긴지 오래다. 이제야 관계를 회복하기란 쉽지 않다.
결국 자기만 외톨이가 되어 작은 충격에도 깨지는 유리병 신세가 된 것이다. 그럼에도 위로받고 싶다는 일말의 생각이 들지만 부인 생각은 다르다. ‘당신만 힘들었냐? 나도 죽을 지경으로 힘들었다.’가정생활과 남편 보필하느라고 허리가 휘었는데‘웬 날벼락’
삼시세끼까지 차려줘야 하는가? 이제부터 자녀와 살림으로부터 해방되어 밖으로 나가서 나만의 삶을 즐기고 싶어 한다.
많은 은퇴자가 은퇴증후군에 시달리고 있다. 직장에서 나오면 의지처가 없어지면서 나타나는 극도의 상실감으로 인해 갑자기 건강이 나빠지는 현상을 말한다.
은퇴 충격으로 우울감과 무기력증의 감정변화는 물론 소화불량이나 두통 등에 시달린다. 명함도 사라지고 갈 곳도 없어진 소외감과 고립감을 풀 곳은 가정뿐이다.
이 때 부인은 은퇴남편증후군(Retired Husband Syndrome)에 시달리게 된다. 아내의 스트레스 강도가 높아져 몸이 아프고 신경이 예민해진다.
은퇴한 남편은 새로 태어난 어른아이가 되어 집에 새로 이주했다고 보면 된다.
부부 모두 에너지 고갈되어 힘들 때이지만 이전까지의 역할을 잊고 새로운 위치에서 잘 적응하기 위한 몇 가지 팁을 제시한다.
부부로서 오랫동안 같이 살아도 서로를 잘 모르는 게 사실이다.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각자의 삶을 구축하였기에 같이 붙어있게 되면 불편한 타인 같을 수 있다.
남은 인생에 좋은 친구가 될 것인가, 평생 원수로 미워할 것인가? 의 기로에 선다.
‘은퇴 남편 증후군’은 원래 1990년대 초반 일본에서 생겨난 말로, 은퇴 후 별다른 일 없이 집에서만 지내면서 아내의 주위만 맴돌며 귀찮게 구는 남편을 신발에 붙어 잘 떨어지지 않는 거추장스러운 낙엽에 빗대어 ‘젖은 낙엽’이라고 부르면서 생겨났다.
남편이 은퇴하면 아내들은 갑작스럽게 남편과의 관계가 밀착된다. 개인생활을 하지 못하고 은퇴 남편을 돌보느라 집에 매여 있게 되면서 스트레스가 쌓이고, 이는 결국 갈등으로 표출된다. 은퇴 후 부부 갈등은 더욱 커진다.
그 결과 황혼이혼이 증가한다.
은퇴 후 온종일 파자마 차림으로 거실에서 빈둥거리며 아내 옆에 꼭 들러붙어 살림간섭, 반찬 투정하고 아내가 가는 곳에 졸졸 따라다녀서는 곤란하다. 특히 점심은 당연히 차려주겠거니 생각하면 오산이다. 남편은 아내 없이도 스스로 식사를 해결하고 집안일을 분담하며, 취미활동을 찾아 나서야 독립적인 은퇴 가정이 될 것이다.
이번 여름은 날씨가 너무 덥고 더위를 느끼는 체질이 달라 처음으로 각방을 썼다.
이리저리 뒹굴 수 있었고 밤새도록 선풍기를 틀어 놓고 자도 잔소리가 없으니 좋았다. 하루 종일 얼굴 마주치며 같은 공간에 머물 경우 벌어지는 갈등과 짜증, 수면 패턴의 차이로 인한 부딪침도 없기에 괜찮았다.
문제는 각방을 쓰면 부부관계가 졸업이 되지 않는가 하는 염려가 된다. 각방 쓰면서 혼자 목욕을 하던 중 심장마비로 사망한 친척이 생각났다.
위급 상황을 위한 대비책만 마련되면 각방 쓰는 것도 나쁘지 않다. 어차피 부부 중 홀로 살아야 하는 기간이 있기 마련이다. 특히 여성들이 노후준비가 더욱 필요하다.
100세 시대는 연령별로 남녀 구성비를 보면 80세 이상은 여성의 비중이 70%를 차지하며, 90세 이상은 77%, 100세 이상은 85%를 차지합니다. 이처럼 100세 시대는 남성보다는 여성이 더 준비해야 하는 이유다.
부인보다 먼저 죽은 남편의 경우에는 여자가 훨씬 더 오래 살지만 부인을 먼저 보낸 남자는 외모가 꽤 재재해 질뿐만 아니라 수명도 짧아진다는 통계도 있다.
여성은 세 번의 노년기를 겪는다고 한다. 50대에는 갱년기, 60대는 양가 부모님의 노년기, 70대는 남편의 노년기, 그리고 80대는 자신의 노년기다. 은퇴한 남편을 자신의 마음에 맞도록 바꾸려고 노력한다고 될 일인가? 그동안 무관심한 남편에게 칭찬으로 키우고 집안일을 분담시키는 방법이 더 효과적일 것이다. 가정의 평화를 위해 서로의 행선지를 가르쳐주기 전에는 묻지 말자. 대문을 나서면 동지가 되자.
교회에 열심히 다니던 90세 넘은 할머니가 계셨다. 교회 오다가 그만 넘어져서 병원에 입원하게 되자 그 소식을 들은 목사가 병문안을 가서 이렇게 위로 했다. “할머니 거동도 불편하실 텐 데 이제 교회에 직접 나오시지 않고 댁에서 예배드리셔도 되요? 그러자 할머니는 못내 아쉬워하면서 “그나마 교회 가서 친구들과 이야기하는 것이 유일한 낙이었는데”라고 아쉬워했다.
같이 갔던 88세 할머니가 “당신은 복 받은 거요. 우리 영감은 10년 전에 죽었는데 5년을 대소변 받아내고 갖은 고생을 시키고 죽었어. 혼자 있는 게 제일 편해. 자식이고 뭐고 간에 혼자 사는 게 제일 편하니 들어가지 말고 혼자 살라고 말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