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가 되기로 결심한 순간은 언제인가요? 그 결심에 부모님께서는 어떤 영향을 주셨는지 궁금해요.
전 어렸을 때부터 매일매일 꿈이 바뀌는 아이였어요. 생활기록부의 장래희망 쓰는 칸에는 매 학년 다른 직업이 써졌었죠. 제가 동기 부여를 받는 가장 큰 요인은 그 직업을 가지고 멋지게 일하는 사람을 볼 때였어요. 예를 들어 초등학생 때는 TV의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와 진심이 담긴 노래로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가수를 보며 저도 가수가 되고 싶단 꿈을 키우기도 했고, 자기 분야에 전문 지식과 자부심을 가지고 나라를 발전시킬 기술을 개발하는 과학자들을 보며 과학자가 되고 싶단 생각을 하기도 했죠.
의사가 되고 싶단 소망을 품은 건 고등학생 때였는데요, 당시의 저는 공부를 핑계로 몸 여기저기 안 아픈 데가 없다고 엄살을 부렸어요. 어깨가 아프네, 허리가 아프네, 배가 아프네 하면서 학교 끝나면 동네 병원을 쫙 투어라도 하듯 돌아다녔죠. 물론 정말 아프기도 했지만 학업 스트레스로 인한 심리적인 영향도 받았을 거라 생각해요. 그럴 때 병원에서 만나는 의사 선생님들에게 많이 의존하게 되었어요. 아픈 증상을 얘기하면 잘 경청해 주시고, 자기만 믿고 꾸준히 치료받으면 충분히 나을 거라고 얘기해 주는 의사 선생님이 그렇게나 믿음직할 수가 없었죠. 저 역시 힘든 순간의 누군가에게 힘을 주고,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단 생각에서 의사라는 꿈을 가지게 된 것 같아요.
부모님께서는 저의 꿈을 지원해 주기 위해 의대 견학 프로그램처럼 동기 부여가 될 만한 활동을 열심히 찾아 주셨어요. 방학 때 모 의대 견학 프로그램에 가서 학교 투어를 하고 의대생들과 대화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어요. 하루종일 책상에 앉아서 공부만 하면 많이 지쳤을 텐데, 좋은 타이밍에 넓은 학교 견학을 하면서 환기도 하고, 친절한 의대생 언니오빠들에게 수험생 시절 공부 방법이나 스트레스 해소법 같은 좋은 팁들도 얻을 수 있었어요. 그때의 기억을 바탕으로 그 이후로 더 열심히 공부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높은 목표를 잡은 만큼 힘든 수험생활이었지만, 부모님의 응원과 지원 덕분에 지치지 않고 열심히 헤쳐나갈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성희님도 앞으로 아이들의 몇 년간의 학교 생활이 남아 있지만, 아이들과 자주 이야기를 나누며 그때그때 어떤 꿈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두면 잘 응원해 주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