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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m Ji Youn Aug 06. 2018

맘마미아 2_ 닮고 싶은 롤모델이 있다는 것

맘마미아는 메릴 스트립의 영화였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랬다. 주인공이라는 점 외에도 영화에 뻗치는 아우라가 상당했다고 여겨졌기에, 메릴 스트립이 없는 맘마미아는 상상할 수 없었다.  


그런데, 아무런 정보 없이 만난 ‘맘마미아 2’는 매우 당황스러웠다. 메릴 스트립이 연기했던 엄마 도나가 죽었다니.  


엄마를 추모하며, 소피는 자신이 자란 곳이자 동시에 엄마가 아꼈던 호텔을 새롭게 리모델링한다. 그리고 최고의 오픈 파티를 준비한다. 파티에는 당연히 소피의 아버지로 추정되는 샘, 해리, 빌 그리고 엄마 도나의 단짝인 타냐와 로지도 초대된다. 이 모두가 있어야 멋들어진 뮤지컬, 맘마미아가 완성되니 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파티를 준비하는 과정이 즐겁게만 보인 것은 아니다. 조금은 아련하고 슬펐다. 엄마 도나의 어린 시절을 따라가는, 그래서 엄마의 추억 속 주변 사람들이 얼마나 그녀를 추모하고 그리워할 수밖에 없는지를 보여주는 내용들로 가득 찼기 때문이다. 


젊은 도나의 배경은 모든 것이 싱그러운 젊음 그 자체다. 사람과 환경 모두가 그랬다. “인생은 짧고 세상은 넓어. 멋진 추억을 만들고 싶어!”라는, 모두가 내뱉는 멘트를 실제 실행에 옮기는 용감함도 젊은 그녀였기에 품을 수 있었다. 긍정적인 웃음과 용기는 모든 세상이 자발적으로 따뜻하게 안아줄 수밖에 없는 젊은 도나만의 매력이다. 그리고 소피는 그런 엄마를 동경한다. 늘 어디선가 자신을 지켜보고 있으리라 믿는 엄마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다. 늘 부족하기만 한 것 같다. 왜냐하면, 엄마 도나는 소피의 롤모델이기 때문이다. 



롤모델의 존재는 항상 그렇다. 롤모델로 삼고 싶은 이유는 닮고 싶기 때문이지만, 너무나도 높은 산과 같은 대상이기에 쳐다보기만 할 뿐 감히 정말 닮을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한다. 매일매일 고민과 노력을 거듭하지만, 언제나 롤모델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 같아 혼자 괴롭다. 롤모델로 여기고 있는 상대방은, 이미 오래전부터 나를 자랑스럽게 쳐다보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닮고 싶은 롤모델이 있다는 것은 감사한 일이다. 나에게 방향과 목표가 생겼다는 뜻이니 말이다.  


롤모델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멋진 삶을 살고 있다고 믿고 싶다. 내 상태와 상황을 항상 비교하며 체크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니까. 게다가 롤모델의 응원을 받을 수 있다면, 그것만큼 좋은 환경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직접 롤모델의 응원을 받을 수 없다 해도 상관없다. 노력하는 만큼 이미 닮아가고 있는 중이다. 소피도 그랬다. 아빠들, 엄마의 친구들 모두 인정할 만큼 소피는 엄마 도나처럼 멋있는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영화를 보면서 우리는 확신할 수 있었다. 소피 역시 스스로 도나만큼 아니 도나 보다 멋진 롤모델이 될 것이라는 것을 말이다.  


엄마가 자랑스러워할 인생 최고의 파티를 열겠다는 소피의 다짐이 현실이 되었듯, 롤모델이 자랑스러워할 인생을 살아갔으면 좋겠다. 맘마미아처럼 즐겁고 신나는 노래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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