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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조흐 Sep 28. 2019

페이스북이 최초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성공한 이유

천재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창의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SNS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매체는 무엇인가? 아마도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카카오톡, 유튜브 중 하나가 아닐까 한다. 이렇듯 SNS의 가장 대표적인 매체 중 하나는 바로 페이스북이다. 페이스북은 2004년 2월 1일 마크 저커버그가 설립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대표적인 예로 잘 알려진 페이스북은 실명을 사용한 최초의 소셜 네트워크로도 알려져 있다. 


하지만 페이스북보다 먼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시작한 곳이 있었으니, 2004년 아이비리그 대학교에서 시작된 <캠퍼스 네트워크>라는 곳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름 조차 알지 못하는 캠퍼스 네트워크는 페이스북이 하버드 대학교에서 돌풍을 일으키기 불과 몇 주 전에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첫출발을 시작했다. 페이스북보다 몇 주 일찍 시작했을 뿐 아니라 극적인 비약을 보였으며, 페이스북의 초기 버전에 사용되었던 기본 프로필, 친구 맺기와 찜하기 기능(현재의 좋아요 기능과 유사) 보다 훨씬 더 많은 기능을 가지고 있었다. 


캠퍼스 네트워크는 사진 공유와 회원들이 친구들의 프로필에 코멘트할 수 있는 월 기능(댓글 기능), 액티비티 피드(페이스북 뉴스피드와 유사) 등을 강점으로 아이비리그와 빅 12(전미 대학 체육협회 소속의 대학교들)까지 손을 뻗어나가면서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페이스북과 캠퍼스 네트워크는 2004년 같은 해에 출시된 뒤 각자의 영역에서 활발하게 활동을 이어나간다. 그러나 현재 살아남은 것은 오직 페이스북뿐이다. 페이스북의 초기 버전보다 훨씬 더 많은 고급 기능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캠퍼스 네트워크가 사람들의 관심을 받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기본 프로필, 친구 맺기와 찜하기 기능밖에 없었던 페이스북이 사람들의 관심을 꾸준히 받으며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비밀은 사람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대할 때 나타나는 방식에 있다. 



모르는 것을 두려워하면서도 색다른 것을 찾으려고 하는 인간의 모순적인 심리

인간은 본능적으로 새로운 것에 대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처음으로 접한 새로운 것이 안전하다는 확신이 들 때 우리는 비로소 그것을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대할 때 우리의 방식도 마찬가지이다. 


2000년대 초의 온라인 세계는 익명으로 소통을 하는 암묵적인 룰이 있었다. 온라인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모두 가명을 사용했고, 실명을 사용하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는 이가 많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실명을 사용하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인 페이스북과 캠퍼스 네트워크는 사람들에게 낯선 것이었으며, 과격한 관심을 가진 사람을 제외하고는 선뜻 사용하기가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온라인 상에서 실명을 사용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시대에서 캠퍼스 네트워크는 너무 많은 기능들을 제공했다. 이용자들에게 실명을 사용하도록 요청했을 뿐만 아니라 실명의 친구와 서로 사진을 공유하고 업데이트를 하도록 요구했다. 아직 온라인에서 실명을 통해 서로 관계를 맺는 것에 익숙하지 않았던 2000년대 초기 세대들은 이러한 것에 거부 반응을 느꼈을 것이고 결론적으로는 캠퍼스 네트워크를 사용하지 않게 되었다. 결국 캠퍼스 네트워크 운영하기 위해서 휴학계를 낸 두 창업자 애덤 골드버그와 웨인 팅은 2005년, 2006년에 차례대로 학교로 돌아가게 된다.   


초기의 페이스북이 얼마나 부실했는지 잘 알고 있었다. "프로필을 올리고 다른 사람들과 연락하는 공간 말고는 사실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ㅡ<페이스북 이펙트> 저자, 데이비드 커크패트릭 
"페이스북이 놀라울 정도로 스마트했던 점은 친구 맺기와 찜하기로 사람들을 낚은 다음, 유저들의 심리를 파악해가면서 천천히 기능을 추가하여 시간이 지날수록 유저들이 이를 점점 더 편안하게 느끼도록 만들었다는 점입니다." ㅡ<BBC 기자와의 인터뷰>, 웨인 팅 



캠퍼스 네트워크와는 반대로 페이스북은 오리지널 버전에서 단순히 기본 프로필, 친구 맺기와 찜하기 기능만을 가지고 있었다. 이는 페이스북을 처음 사용하는 유저들이 온라인에서 실명을 사용하는 것을 편안하게 만들어 주었으며(낯선 것에 대한 인식 전환) 한두 가지의 기능들을 조금씩 추가하면서 유저들이 새 기능에 대해서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는 계기가 되었다. 


즉, 사람들은 친숙함이 있어야 새로운 것을 더 받아들이게 되고, 거기에 색다름이 조금씩 더해질수록 꾸준히 이용하게 된다. 이것이 페이스북이 사라지지 않고, 매출액 약 47조 8,079억 원(2017.12), 월 실 사용자 수 약 22억 명(2018.8)등의 엄청난 성과를 내는 거대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성공의 비결은  을 찌르는 것

크리에이티브 커브

페이스북이 초기에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친숙함과 색다름이 최적의 합을 이루는 지점을 잘 활용한 것이다. 이를 가장 잘 나타내는 용어가 있다. 바로 크리에이티브 커브의 '스위트 스폿'이다. 크리에이티브 커브는 선호도(색다름)와 친숙성(친숙함)에 따라서 과격한 관심, 스위트 스폿, 진부점, 후속 실패, 한물간 구식으로 나뉜다. 그중 '스위트 스폿'은 성공의 비결이라고도 불리는 지점이며, 선호도와 친숙성, 안전함과 놀라움, 유사성과 차이점이 최적의 긴장을 유지하는 곳이다. 


앞서 말했듯이 사람들은 새로운 것에 대한 거부반응을 느낀다. 이는 회피 반사 신경의 활성화 강도가 높아져서 인데, 시간이 흐르고 새로운 것이 해롭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면 회피 반사 신경의 활성화 강도가 낮아진다. 그렇게 되면 두려움이 사라지고 새로운 것이 혹시 쓸모 있거나 가치 있는 것이 아닐지 궁금해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즉, 조금씩 새로운 것에 대한 호감을 나타내게 되는데 이러한 지점이 크리에이티브 커브의 <스위트 스폿>이다.   


페이스북이 초기 버전을 넘어 한두 가지의 기능들을 추가하면서도 많은 유저들을 끌어모을 수 있었던 비결도 '스위트 스폿'을 잘 활용했기 때문이다. 온라인에서 실명을 사용하는 것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그것에 대해 편안함을 느끼게 되었고, 스위트 스폿에 도달하게 되었다. 그것이 계속 이어지면 '진부점'에 도달하게 되고 사람들의 관심은 급격하게 떨어져 '한물간 구식'단계에 도달하게 된다. 


그러나 페이스북은 '진부점'에 도달한 뒤에 계속해서 사진 공유, 뉴스피드(캠퍼스 네트워크가 초기 선보였던 여러 기능들)등의 기능을 적절하게 추가하여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색다름을 선사해주었다. 이러한 방식을 통해서 페이스북은 사람들에게 꾸준한 만족감을 주었고 그것이 계속된 페이스북 유저의 상승으로 이어지게 된 것이다.



크리에이티브 커브의 창시자는 누구?

Photo by  Vinicius Amano  on  Unsplash

최근 들어 여러 이슈로 인해서 페이스북 사용자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페이스북이 초기부터 지금의 초거대 기업이 되기까지는 크리에이티브 커브의 스위트 스폿을 적절하게 사용한 영향이 컸다. 그것을 마크 저커버그와 그의 팀들이 알고 있는지는 무관하게 말이다. 크리에이티브 커브를 잘 활용하는 것은 성공의 결정적인 요인이다. 이를 잘 활용하여 성공한 사례는 아이폰, 비틀스, 넷플릭스, 벤저민 프랭클린 등 과거부터 현재까지 여러 가지가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크리에이티브 커브'라는 단어는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

 

빅데이터 전문가이자 마케팅 분석회사 트랜 메이번의 설립자이자 CEO인 앨런 가넷은 상업적 성공을 거둔 창작품 뒤에 숨은 성공의 패턴, 즉 '크리에이티브 커브'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앨런 가넷은 '크리에이티브 커브'를 발견하게 된 사람이자 해당 언어를 만들어낸 사람이기도 하다.  


앨런은 이러한 내용을 바탕으로 <생각이 돈이 되는 순간>이라는 책을 집필했다. 앨런 가넷은 넘치는 창의성으로 성공한 사람(흔히 천재라고 불리는 사람)들을 인터뷰하여 그들이 계속해서 창의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는 이유를 분석했다. 그 결과 그들은 '크리에이티브 커브'를 적절하게 활용한다는 사실을 알아냈고, 그것을 일반인도 사용하기 쉬운 형태로 변형하여 '크리에이티브 법칙'으로 만들어냈다


과연 창의성은 천재들에게만 오는 영감의 원천일까? 아니면 의도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을까? 궁금하다면 앨런 가넷의 <생각이 돈이 되는 순간>을 읽어보라. 당신도 크리에이티브의 제4 법칙(소비, 모방, 창의적 공동체, 반복)을 통해서 창의적인 결과물을 의도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 세계적으로 히트한 창작품 속에 담긴 놀라운 진실을 알고 싶다면 가까운 서점에서 책을 한 번 읽어보기 바란다. 계속해서 히트곡을 내고 각종 상을 휩쓰는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에게는 일정한 패턴이 있다. 이러한 패턴을 잘 따른다면 당신도 성공의 반열에 오르게 될 것이다. 


Q. 인생을 살아가면서 '스위트 스폿'을 직접 경험하거나 느껴본 적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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