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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조흐 Oct 13. 2019

나는 이 책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것도 뭐 다른 책이랑 다를 게 없네?


라이프 코치라는 말을 들어봤는가? 라이프 코치는 코칭 대상자가 스스로 인간관계의 개선, 인생의 의미와 목표 발견, 삶의 만족감 향상 등의 방법을 찾고 실천할 수 있도록 상담이나 조언을 해주는 사람을 말한다. 이러한 라이프 코치 중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사람이 있는데, 바로 '마이크 베이어'라는 사람이다. '변화 촉진자' 또는 '코치 마이크'로도 불릴 만큼 많은 사람들의 인생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사람이라고 한다. 할리우드 스타부터 여러 기업의 경영자까지.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에게 최고의 자신으로 살아가는 방법을 찾아줬다는 말에 나도 궁금증이 생겼다.


그리고 보통의 자기 계발서와는 다르게 질문에 대한 답을 써가면서 자신을 찾아가는 책이라는 말에 흥미가 생겼다. 그래서 한 번 읽어보기로 했다. 교보문고를 통해서 책을 주문했고 며칠 뒤 책이 도착했다. 그리고 한 장, 두 장 읽어나갈수록 나는 불편해졌다.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하나 둘 적어보기도 하고, 나의 최고 자아와 반자아를 찾아 나섰다. 그러면서 여러 질문에 대해 답변을 하는데 답을 할수록 뭔가 불편함이 느껴졌다. "이런 것 까지 답변해야 되나?"라는 생각도 들었고. 나에게 해당하지 않는 질문이나 생각과는 다른 부분도 있었기에 더 그랬다. 뭔가 답변을 유도하는 듯한 느낌도 있었고. 


그래서 그런지 다른 책들과는 다르게 <베스트 셀프>라는 책은 진도가 더디게 나갔다. 단순히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독자가 직접 책을 만들어가야 하는 '참여형 도서'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나 자신에 대해 잘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이었기에 내면의 나에게 대화를 거는 것이 익숙하지 않았다. 그래서 질문에 대해 답변 하기가 불편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책을 계속 읽어나갈수록 나 자신과 마주하기가 조금씩 편해지기 시작했다. 나 스스로도 몰랐던 부분들에 대해서도 하나 둘 알게 되었다. 내가 어렸을 때부터 독립성을 가지게 된 이유 또는 옛 연인과 핵심 가치관이 달랐을지도 모른다는 것 등에 대해서.



변하고 싶다면 먼저 인정해야 한다

Photo by Andre Hunter on Unsplash

책의 저자 마이크 베이어는 말한다.

"변하고 싶다면 먼저 인정해야 한다. 무엇인가가 변해야 한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당신이 그렇게 하도록 돕는 것이 내 책무이고, 이 책의 목적이다."
"바꾸고 싶은 게 있으면, 먼저 그것을 인정해야 한다!" ㅡ필 맥그로 박사


앞서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불편했던 이유는 나에 대해 진실로 정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변화하고 싶었다. 그랬기에 책을 읽으며 스스로를 진실하게 바라보고, 정직하게 바라보기로 했다. 그랬더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던 것이다. 


나는 스스로를 메타인지가 높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것은 큰 오산이었다. <베스트 셀프>를 통해서 나에 대해 더 다가가 보니 아직도 스스로에 대해 알아갈 것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앞으로도 나에 대해서 계속 관심을 가지기로 했다.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나 자신에 대해서 말이다. 스스로를 잘 알게 된다면 앞으로의 인생에서 수많은 결정들에 대처하기 한결 수월해질 것이다. 그리고 나를 잘 알기에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선택을 할 수 있게 된다.



내 인생에 큰 변화를 준 2가지

개인적으로는 사회적 삶, 개인적 삶, 건강, 교육, 인간관계, 직장, 영성의 개발이라는 7가지 삶의 영역에서의 자신에 대해 알아가는 부분도 좋았지만, '최고 자아''반자아'를 파악하는 부분이 제일 인상 깊었다. 그리고 내 인생에 더 큰 변화를 준 것도 해당 파트의 부분이다. 


최고의 자아는 당신에게 내재되어 있는 진정하고 진실한 것, 즉 진정한 자아를 가리킨다. 반대로 반자아는 우리가 진실한 자아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온갖 짓을 다하는 파괴자를 가리킨다. 요컨대 반자아는 우리가 삶의 여정을 즐기지 못하게 방해한다. 즉, 최고 자아는 당신을 자신감 넘치는 사람으로 만들어주며, 자신이 원하는 인생을 살아가게 해 준다. 반대로 반자아는 당신이 상상하는 최악의 상황을 현실로 만들어낸다.


자신의 최고 자아와 반자아를 잘 파악한다면 인생의 어떠한 순간에서도 지혜롭게 잘 대처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중요한 발표가 있는 날 아침부터 너무 긴장되고 떨리는 나머지 암흑세계의 반자아가 계속 찾아와서 당신을 부정적으로 만든다고 가정해보자. 부정적인 느낌을 받은 당신은 스스로 반자아가 찾아왔다는 것을 인지하여 반자아를 물리치기 위해 최고 자아를 불러낼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반자아 때문에 찌질이가 되었던 당신은 금세 긍정적인 기운을 받아서 당신의 최고 모습인 최고 자아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최고 자아 '피닉스'와 반자아 '뿔충이'

'최고 자아' 피닉스(왼쪽), '반자아' 뿔충이(오른쪽)

나의 최고 자아는 '피닉스'다. 그리고 반자아는 '뿔충이'라는 녀석이다. 


나의 진정한 모습인 피닉스는 불타는 열정을 가지고 있으며 어떠한 실패에도 굴하지 않고 계속해서 시도하고 결국에는 성공해낸다. 마치 피닉스가 불꽃 속에서 계속해서 부화하는 것처럼 말이다. 성장형 사고방식을 가진 피닉스는 모험을 좋아하며 새로운 경험을 즐긴다. 인생을 재미있게 살아가는 것이 가장 중요한 가치다. 관계를 소중히 하고 생명을 사랑한다. 사랑에 대한 열정도 불타오르며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함께할 수 있다. 나눔을 좋아하며 그것을 실천한다. 실행력이 좋으며 우연한 기회가 생겼을 때 그것을 잘 받아들이고 좋은 결과로 만들어낸다. 상대방을 존중하며 사람과의 관계에서 많은 것을 배운다. 배움의 욕구가 끝이 없다. 책을 좋아하고 글쓰기를 좋아한다. 


나의 부정적인 모습인 뿔충이는 조용하고 소심한 아이이며 사회 부적응자다. 부끄러워서 고맙다는 말도 제대로 못 한다.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이 있어도 혼자만 생각하고 끙끙 앓는다. 항상 뿔이나 있으며 질투심이 강하다. 자존감이 낮으며 모든 일에 대한 이유를 자신의 탓으로만 돌린다. 스스로를 자책하며 긴장을 했을 때 심장이 빨리 뛰고 정신없어하며 어떤 일에든 집중하지 못한다. 항상 부정적인 생각들로 가득하다. 세상의 모든 문제를 자신이 아닌 남 탓으로 돌린다. 사람이 많고 시끌벅적한 환경에서 집중력이 떨어지며 머릿속이 새하얘진다.


이렇게 나의 내면에는 피닉스와 뿔충이라는 두 자아가 공존하며 살고 있다. 하지만 책을 통해서 상반되는 나의 두 자아를 알고 나니 어떤 상황에서든 잘 대처할 수 있게 되었다. 부정적인 생각이 들 때면 "지금은 뿔충이가 내면을 장악했구나! 피닉스를 불러서 뿔충이를 없애버리자!"라고 생각하며 긍정적인 기운을 소환해낼 수 있다. 이렇게 스스로 뿔충이를 인지할 수 있게 되니 예상치 못한 부정적인 상황이 다가와도 빠르게 그 상황을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내 인생은 책을 읽기 이전보다 훨씬 더 나아졌다. 스스로를 컨트롤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최고 자아를 통해 한계를 극복하다

자신의 한계를 극복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최고 자아 피닉스를 부를 수 있다. 얼마 전 서울 도봉구에 있는 740.2m의 도봉산을 등산했다. 원래라면 노트북이 든 짐이 가득 든 무거운 가방을 지하철 물품보관소에 맡기고 출발하려 했지만 투 역세권에다가 지하철 내부가 복잡한 나머지 물품보관소에 짐을 맡기지 못하고 산으로 그대로 출발해버렸다. 지하철 내 인포메이션에 여쭤보고 찾아갔음에도 불구하고 미로 같은 구조인 도봉산역에서 물품보관소를 찾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였다. 그리고 약속시간이 다되었기에 할 수 없이 무거운 가방을 들고 도봉산으로 등산하게 된 것이다. 2년 차 프로 등산러도 힘들어한다는 바로 그 도봉산을 말이다.


산을 올라가는 초반에는 괜찮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산길이 험해질수록 몸은 더욱 힘들어졌다. 그래도 온 김에 정상은 찍고 싶었기에 계속해서 내면의 나에게 외쳤다. "이 정도쯤은 할 수 있다!", "나는 피닉스다!", "온 우주의 힘이 나에게 들어온다"등의 긍정적인 말을 통해 에너지를 한껏 끌어올렸다. 그랬더니 어느새 기분은 좋아졌고 힘이 듦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 마침내 정상에 도착할 수 있었다. 우리 일행의 원래 목표는 '올라갈 수 있는 데까지만 올라가고 다시 내려오자'였지만 모두가 힘을 낸 덕분에 정상에 도착할 수 있었다.


등산뿐만 아니라 살아가면서 여러 상황에서도 최고 자아를 통해 많은 힘을 얻을 수 있다. <만트라>는 특정 어구를 반복해서 마음에 주문을 외우는 것을 말한다. 명상의 한 종류인 만트라는 마음의 평안과 집중력을 키워준다. 사람마다 자신만의 만트라가 있다. 나의 만트라는 두 가지가 있는데 "나는 피닉스다!"라는 것과 "모든 행운이 나에게 들어온다."라는 것이다. 이러한 만트라를 통해서 나에게 부정적인 기운(반자아)이 찾아올 때면 언제든지 바로 떨쳐버릴 수 있다.



변화는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Photo by Victor Freitas on Unsplash

자기 자신을 제대로 안다는 것은 앞으로의 남은 인생에 많은 이로움을 준다. 꼭 책을 다 읽어보지 않더라도 자신의 '최고 자아'와 '반자아'는 꼭 한 번 찾아보기 바란다. 이 두 가지만 알아도 당신의 인생은 이전과는 180도 달라질 것이다. 앞으로의 삶이 한결 나아지기를 바라지 않는가? 정녕 10년, 20년 뒤에도 지금과 똑같은 인생을 살기를 바라는가? 긍정적인 기운을 내면으로부터 환하게 끌어올린다면 인생에 큰 변화가 찾아올 것이다. 


다시 저자의 말로 돌아가 보도록 하자. "변화는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당신의 현재 인생이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그것을 먼저 인정하고, 앞으로의 인생을 위해서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보자. 그 변화의 씨앗이 자신의 '최고 자아'와 '반자아'를 찾는 것일지도 모른다. 


선택은 당신의 몫이다. "이것도 뭐 다른 책이랑 다를 게 없네."라고 생각하면 변화가 없을 것이고, "어디 한 번 믿어보지 뭐!"하고 시도를 해본다면 틀림없이 변화가 찾아올 것이다. 이 글에 책의 모든 내용을 담을 수는 없기에 가까운 서점에 가서 마이크 베이어의 <베스트 셀프>를 한 번 읽어보기 바란다. 꼭 구매하지 않더라도 말이다. (서점에서 읽어보려면 공책 1권과 필기도구 1개를 필참 하기를. 질문에 대한 답을 노트에 적어보면 될 것이다.) 거기에 당신의 인생을 위한 빛이 담겨있을지 그 누가 알겠는가. 당신이 어떠한 인생을 살아가고 있든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겠다. "너 자신이 되라, 오로지 더 나은 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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