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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조흐 Oct 27. 2020

멀티태스킹이 힘든 이유 2가지

흔히 멀티태스킹은 생산성을 해친다고 알려져 있다. 과거에는 멀티태스킹을 잘하는 사람이 일을 잘한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지금은 과학적으로도, 경험적으로도 그렇지 않다는 걸 안다. 인간은 분명 두 가지 복잡한 일을 동시에 처리하는 능력이 형편없다. 일반적으로 한꺼번에 여러 작업을 수행하면 실수를 더 많이 저지르고 각 작업을 완료하기까지 걸리는 시간도 늘어난다. 경우에 따라서는 시간이 배가 걸리는 경우도 있다. 학계에서는 이렇게 시간이 낭비되고 역량이 저하되는 이유가 우리 뇌가 다시 집중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본다.


하지만 멀티태스킹을 효과적으로 사용한다면 굳이 더 애쓰지 않아도 같은 시간에 더 많은 성과를 낼 수 있다. 저자는 이를 '다중 경로 작업'이라고 부르는데 하루를 한층 효과적으로 쓸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한다. 다중 작업을 제대로 하려면 먼저 우리 뇌가 왜 동시에 여러 가지 일을 하기 어려운지 알아야 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뇌의 처리력은 유한하다. 집중력을 요하는 작업일수록 다른 작업을 하기 위한 여분의 처리력이 줄어든다. 그래서 우리는 동시에 두 개의 수학 문제를 풀 수 없다. 책을 읽으면서 가사가 있는 노래를 들으면 집중이 되지 않는다거나, 직장에서 상대방과 이야기를 하며 일을 하면 제대로 된 작업을 할 수 없는 이유도 이와 같다.


둘째, 뇌는 주의 집중에 쓰는 경로가 제한돼 있고 한 번에 하나의 감각 신호만 해석할 수 있다. 양쪽 귀로 각각 다른 팟캐스트를 들어보자. 당연한 말이지만 머릿속에서 한쪽 소리를 차단하지 않으면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들을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비록 한 번에 하나의 시각 혹은 청각 정보만 수용할 수 있다고 해도 두 개 이상의 경로에서 들어오는 신호를 처리하는 일이 아주 불가능하진 않다.

학계에서 말하는 '다중 양식 주의 집중'을 통해 우리 뇌는 하나의 정신 작용을 자동화하고 다른 것을 생각할 수 있다. 하나의 경로에 고도로 집중해야 할 필요가 없으면 동시에 두 개 이상의 일을 처리할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다중적으로 감각 신호를 받아들일 때 더 잘할 수 있는 일도 있다. 예를 들어 경우에 따라서는 청각, 시각, 촉각을 모두 동원할 때 학습 효과가 더 커진다. 최근 연구 결과를 보면 가만히 앉아 있을 때보다 천천히 러닝머신 위라도 걸었을 때 창의력 테스트에서 더 좋은 성적이 나왔다. <초집중, p159>

이에 대한 사례로는 무엇이 있을까? 특히 효과가 좋은 다중 경로 작업이 있다. 친구들과 건강에 좋은 음식을 만들어 먹으면 몸에도 좋고 우정에도 좋다. 회사 밖을 걸으면서 통화하거나 동료와 걸으면서 회의를 하면 동시에 긍정적인 일을 두 가지 하는 것이다. 출근길에 비소설 오디오북을 들으면 자기계발을 하면서 출근 시간을 효과적으로 보낼 수 있다. 요리나 청소를 하면서 오디오북을 들으면 귀찮은 일이 더 빨리 끝나는 느낌이 든다.


개인적으로도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이동하는 시간에 다중 양식 주의 집중을 적극 활용한다. 보통은 종이책을 읽으려고 하지만, 지하철에 사람이 많거나 버스를 타는 경우와 같이 책을 읽을 여건이 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럴 경우에는 자기계발 유튜브를 듣거나 오디오북을 듣는 방법이 있다. 그리고 설거지를 할 때나 집안 청소를 할 때 유튜브를 귀로 듣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단순 반복 작업을 할 때 노래를 듣는 행위도 이와 같다. 지루함을 달래주면서도 일을 즐겁게 할 수 있게 해주는 긍정적인 효과를 마다할 이유는 없지 않을까?


운동을 도와주는 다중 경로 작업 조합도 있다.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와튼스쿨의 캐서린 밀크먼은 '하고 싶은' 행동을 지렛대 삼아 '해야 하는' 일을 더 잘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밀크먼은 실험 참가자들에게 오디오북이 저장된 아이팟을 나눠주고 헬스장에서만 들을 수 있게 했다. 그가 선정한 오디오북은 <헝거 게임>, <트와일라잇>처럼 뒷이야기가 궁금해지는 책이었다. 결과는 놀라웠다. "헬스장에서만 오디오북을 들을 수 있었던 집단의 헬스장 방문율이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51퍼센트 높았다."


'유혹 결합'이라고 부르는 이 기법은 어떤 행동의 보상을 다른 행동의 유인으로 만든다. 이를 실생활에 적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헬스장에서 하루 30분 운동하기를 습관으로 만들려면 '헬스장에 방문할 때만 좋아하는 드라마 보기'라는 유혹 결합을 이용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헬스장'을 떠올렸을 때 '좋아하는 드라마 보기'라는 긍정적인 결합이 생겨 운동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가 만들어진다. 좋아하는 드라마를 보는 것이 작은 보상으로 느껴져 더 자주 운동을 하러 가게 되고 그럼으로써 운동을 습관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멀티태스킹이 좋지 않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지만, 이제는 이를 잘 활용하면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다중 경로 작업 조합'을 통해서는 집중력을 요하지 않는 두 개 이상의 일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다. 그리고 '유혹 결합'을 이용하면 원하는 행동을 습관화하기 쉬워진다. 만약 하루의 시간 효율을 극대화하고 싶다면 다중 경로 작업 조합과 유혹 결합을 활용해보는 건 어떨까? 이를 잘 활용하면 시간의 밀도가 높아지는 건 당연하다.


참고 도서: 초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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