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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조흐 Oct 27. 2020

결혼생활을 개선하는 1가지 방법

확증 편향이란 아주 무서운 녀석입니다. 이는 선입관을 뒷받침하는 근거만 수용하고,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만 선택적으로 수집하는 것을 말해요. 흔히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 현상을 말하는 것이죠. 정보의 객관성과는 상관이 없습니다. '답정남', '답정녀'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답을 정해놓고 무언가를 바라보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서만 바라볼 수밖에 없겠죠.


결혼생활에 문제를 겪는 부부를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한쪽 배우자가 상대방의 결점에 꼬리표를 붙이면 그 꼬리표는 점점 자기 강화적 성격을 띠게 됩니다. 상대방을 '이기적이다.'라는 프레임을 씌우고 바라보면 모든 행동이 그렇게 보이게 됩니다. 이러한 프레임이 생기면 평소에는 보이지 않던 이기적인 행동이 더 자주 눈에 띄는 반면에 이타적이고 너그러운 행동은 좀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아는 것이 아닌, '하나를 보면 하나만 아는 것'이라는 거겠죠.


이런 경우라면 배우자의 좋지 않은 점에만 포커스를 맞추기 때문에 감정의 골이 깊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것이 쌓이고 쌓여서 부부 싸움으로 이어지게 되기도 하죠. 서로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인지행동치료의 창시자인 아론 백은 이 경우 부부가 서로의 잘못된 점만 인지하려는 경향을 의식적으로 물리쳐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를 위해서 그는 '결혼생활 일기'를 쓰라고 조언했습니다. 상대방의 활동 중에 "자신을 기쁘게 한" 것들을 기록하는 것입니다.


백은 저서 <사랑만으로는 살 수 없다>에서 결혼생활 일기를 기록했던 캐런과 테드 부부의 사례를 소개합니다. 캐런은 일주일 동안 테드에게 고마웠던 몇 가지 일을 노트에 적었습니다. "그는 내 고객의 무례한 행동을 들려주자 내게 공감하며 위로해 줬어." "그는 적극적으로 집안 청소를 도와줬어." "그가 산책을 나가자고 먼저 제안해서 기분이 좋았어." 백은 말합니다. "테드는 과거에도 캐런을 위해 이런 일들을 했지만 남편에 대한 부정적인 관점 때문에 캐런의 머릿속에서는 그 일들이 싹 지워진 상태였다." 테드 역시 캐런이 과거에 했던 친절한 행동들을 잊어버리고 있었죠.

벡은 마크 케인 골드스타인의 '결혼생활 일기를 쓴 부부 가운데 70퍼센트가 관계가 개선되었다'라는 연구 결과를 인용하며 이렇게 썼습니다. "눈앞의 상황을 '어떻게 인식하느냐'가 바뀌었을 뿐인데 결과는 놀라웠다. 일기를 쓰기 전에 그들은 결혼생활의 즐거운 측면들을 과소평가해온 것이다." <자신 있게 결정하라, p157>

이러한 사례는 비단 결혼생활뿐만이 아닙니다. 때로는 직장의 인간관계도 부정적인 가정들의 영향을 받으며, 그 가정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눈덩이처럼 커집니다. 회의 자리에서 당신의 아이디어에 동료가 반대 의견을 분명히 밝혔다고 칩시다. 그럼 당신은 '저 녀석은 상사 앞에서 우쭐대며 잘 보이고 싶은 거야.'라고 생각합니다. 비슷한 일이 한두 번쯤 더 발생하면 당신은 그 동료를 '아부꾼'이라고 결론 내릴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 꼬리표는 결혼생활의 경우처럼 자기 강화적 성격을 띠기 시작하겠죠.


일상에서든 직장에서든 연인 관계에서든. 혹시나 상대방을 부정적인 프레임을 통해 바라보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확증 편향이란 긍정적인 방향으로 사용하면 긍정의 기운을 불러일으키고, 부정적인 방향으로 사용하면 부정의 기운을 만들어냅니다. 확증 편향에 지배당하기 전에 미리 그것에 대해 잘 알고 인지한다면 조금 더 나은 결혼 생활과 더불어 인생을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요? 눈앞의 상황을 어떻게 인식하느냐에 따라서 인생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잊지 맙시다.


참고 도서: 자신 있게 결정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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