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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조흐 Dec 17. 2020

미래 시대에 살아남을 사람은 한정되어 있다

내가 하는 행동에 대해 '의심'을 품은 적이 있습니다. 어렸을 적 자기 계발서를 즐겨볼 때는 "자기 계발서 읽는 사람들 이해가 안 간다", "그걸 무슨 재미로 읽어?"라는 주위의 반응에 이 책을 읽는 것이 맞는가에 대한 의심을 품었습니다. 지금은 "내가 좋아하면 읽는 거지"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그 당시에는 주위 반응에 크게 반응했던 것 같습니다. 다행히도 의심을 접고 계속해서 자기 계발서를 읽은 덕분에 지금의 나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언젠가는 다양한 활동에 관심을 가졌던 적이 있습니다. 그림을 배우러 그림 모임에 가보기도 하고, 사진에 관심이 생겨 사진을 찍으러 다녀보기도 했습니다. 여러 가지 일들에 관심을 가지니 "너는 너무 줏대가 없다", "한 가지 일에 전문가가 된 뒤에 다른 일을 해보는 건 어때?"와 같은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듣다 보니 "내가 정말 그런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도 뭐, 관심 가는 일이 많으니 어쩌겠어요. 이것저것 일단 도전해보고 시도해봤습니다.


모임에 참여해서 그림 연습을 한 게 그림 전시까지 이어지기도 하고, 사진을 통해 돈을 벌어보기도 했습니다. 춤을 배워보기도 하고, 노래도 배워봤습니다. 기타를 구매해서 연습도 하고, 취미반 밴드 활동을 해보기도 하는 등. 이런 과정을 거치다가 현재는 작가가 되겠다고 글쓰기에 빠지게 되었죠. 이번 관심사는 제법 길게 이어지고 있는데요, 글을 쓰기 시작한 지 1년 6개월 정도가 된 것 같습니다. 지금은 글을 통해 돈을 벌기도 하고, 더 잘 쓰기 위해 꾸준히 연습을 하기도 합니다. 어쩌면 평생 글을 쓰며 살지도 모르겠어요.


만약 주변 반응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위와 같은 다양한 활동을 접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지금 글을 쓸 수 있는 건 '그림'이라는 첫 시작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저것 시도해보지 않았다면 '글쓰기'라는 단계에 도달하지 못했을 수도 있는 거겠죠. 인생의 현자, 그리고 먼저 길을 걸어본 선배들이 하나같이 이야기하는 "일단 많이 경험하고 부딪혀봐라, 그러면 길이 보인다"라는 말이 지금에서야 와 닿는 이유는 그것을 직접 경험해 봤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권투선수이자 철학자, 가수, 극작가인 줄리 크로켓은 그녀가 여러 분야에서 뛰어난 성과를 낸 데에는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 고정된 관념을 갖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나는 나 자신을 대할 때 열린 자세를 유지했고, 어떤 모습도 당연하게 여기지 않았다. 나를 속속들이 '아는' 척하지 않았기에 내 한계가 어디인지도 알지 못했다. <폴리매스, p197>

고정된 관념을 갖는 것, 고정형 사고방식을 가지는 것은 자신의 가능성을 스스로 닫는다는 말과도 같습니다. 얼마 전 썼던 글인 <믿는 만큼 이룬다>라는 맥락과도 이어집니다. 작가가 되기로 했다고 해서 '작가'라는 한 가지 분야에만 관심을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지금은 작가이면서 권투선수, 변호사이면서 작가, 영어강사이면서 디자이너와 같이 다양한 분야에 두각을 드러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실제로 그러한 사람들이 각 분야에서 더 많은 업적을 이뤄내기도 하고요.


네이선 미어볼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최고 기술 경영자(CTO)로 근무하면서도 꾸준히 야생동물 사진을 찍었고, 저녁에는 요리사로 일했으며 시간을 내서 요리학교를 다녔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를 떠난 뒤에는 다시 전공을 살려 과학 연구로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벤처기업을 설립해 신기술 개발과 발명에 힘을 쏟았죠. 미어볼드는 2007년 '프로 만물박사'라는 제목으로 진행한 테드 강연에서 자신에게 진실해지는 것 그리고 자신의 다양한 모습을 받아들이는 것이 어째 중요한지 다음과 같이 설명했습니다.

자신이 열정을 쏟을 일을 찾아서 거기에 모든 에너지를 쏟는 게 중요하다고 말하는 격언이 세상에 넘칩니다. 하지만 전 그렇게 할 수 없었어요. 어떤 일에 열정이 생깁니다. 물론 열정을 쏟을 일을 찾았죠. 그런데 또 다른 일에 열정이 생겨났고, 그러고 나면 또 다른 일에 열정이 생기는 겁니다. 오랜 세월 저는 이 문제로 힘들었어요. 어쨌거나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결국 나 자신과 다투지 말고 나를 있는 그대로 수용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마침내 내 일을 찾았다>의 저자 허미니아 아이바라 역시 자신의 참모습과 잠재성을 발견하는 일은 시행착오가 필요한 과정이므로 가장 좋은 방법은 다양한 일에 도전하며 각 경험에 대한 자신의 반응을 평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항상 정상적인 범주에만 머문다면 당신이 얼마나 대단한 존재인지 알 길이 없다. <마야 안젤루>

다가오는 미래 시대는 '폴리매스'의 시대라고 합니다. 한 우물만 파는 시대는 끝나고, 다재다능한 사람들의 시대가 온다고 합니다. 과거 르네상스 시대에 다양한 방면에서 활동하는 것이 당연했던 것처럼 또다시 그러한 시대가 다가오는 게 아닐까요. 모든 인간은 다양한 잠재력을 타고난다고 합니다. 수많은 잠재력 중 1~2가지만 사용하기에는 우리의 인생이 너무 아쉽지 않을까요. 너무 많은 분야에 관심을 가져서 고민이었던 분들이라면 이제부터라도 그 부담을 내려놓으셔도 되겠습니다. 다방면의 경험들을 의식적으로 시도해보고, 여러분의 숨겨진 잠재력을 마음껏 해방해보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다재다능함을 마음껏 발휘하는 '르네상스인'의 시대를 여는 주춧돌이 되고, '만능인'이 되고자 하는 이의 신조가 된 16세기 알베르티의 말을 전합니다.

인간은 의지만 있다면 뭐든지 할 수 있다. <레온 바티스타 알베르티>

참고 도서: 폴리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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