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동부의 어느 부족은 아이의 생일을 정하는 그들만의 방식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아이가 태어난 날이나 잉태된 날이 아니라 어머니의 마음속에 그 아이에 대한 생각이 맨 처음 떠오른 날을 생일로 정한다고 한다. 그날로부터 아이의 인생이 시작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어머니의 자궁이 아니라 어머니의 마음속에 최초로 잉태된 날이 이 부족 사람들의 생일인 것이다.
아이에 대한 생각이 마음속에 자리 잡으면 부족의 여인은 마을을 벗어나 숲의 나무 아래에 가서 앉는다. 그리고 자신에게서 태어나기를 원하는 아이의 노래가 들릴 때까지 그곳에서 기도하고 명상한다. 모든 영혼은 자신만의 노래를 가지고 있다고 이 부족은 믿는다. 여인은 최소한의 물과 음식에 의지하며 며칠씩 기다린다. 마침내 미지의 세계로부터 아이의 노래가 들려오면 여인은 마을로 들어와 사실을 전하고, 부족 사람들에게 그 노래를 들려준다.
그러면 부족 사람들은 함께 그 노래를 부른다. 그렇게 해서 아이의 영혼은 자신이 이 세상에 행복하게 초대받았음을 느낀다. 여인은 아이의 아버지가 될 남자에게도 그 노래를 가르쳐 주고 그와 잠자리를 갖기 전에 함께 노래를 부른다. 아이가 태어나기 전부터 아이의 노래는 이렇듯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노래는 아이의 존재 자체이다.
이 부족 사람들에게는 자신만의 노래를 갖지 않은 사람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과 같다. 그 노래는 그가 평생 지니고 다녀야 할 본연의 자기 존재와 같으며, 사람마다 노래가 다르고 독특하다. 이 세상에 오는 이유와 목적이 각자 다른 것처럼. 아프리카 동부 어느 부족의 이야기처럼 우리는 저마다의 존재 이유와 목적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 외모가 비슷한 사람이 있을지는 몰라도 그 사람과 완벽히 일치하는 사람은 세상에 없다. 유일무이한 존재인 것이다.
우리 각자는 고유한 궤적 위에 놓이고, 그 결과 모든 뇌는 저마다 다른 내적 삶을 지닌다. 눈송이가 제각각 유일무이하듯이 수조개의 뉴런들이 끊임없이 새로운 연결을 형성하고 재형성하면서 독특한 패턴을 이룬다는 사실은 당신과 똑같은 사람이 과거에도 없었고 미래에도 없으리라는 것을 의미한다. 당신의 의식이 알아차리는 경험은 당신 고유의 것이다. <폴리매스, p195>
일단 자신이 '누구인지' 알고 나면 '무엇이' 될 수 있는지 이해하는 위치에 서게 된다. 신은 우리에게 각자의 노래를 주었으며, 모든 인간은 자신만의 노래를 갖고 태어난다. 다만 어느 시점에선가 그 노래를 잊어버릴 뿐이다. 자신의 노래를 부르며 가고 있다면 그 길은 옳은 길이다. 남들과 다른 박자와 어긋난 리듬이 그 노래를 독특한 곡으로 만든다. 잘못 산 인생은 없다. 우리 모두는 유일무이한 존재이며, 각각의 존재 자체에 커다란 의미를 품고 있다. 이를 마음에 새기고 순간에 집중하며 하루를 더 값지고 소중하게 보내보는 건 어떨까.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 법이니까.
참고 도서: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폴리매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