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의 질을 개선하면 인생이 달라진다, <스탠퍼드식 최고의 수면법>
수면은 인생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중요한 영역 중 하나다. "수면의 질을 개선하면 인생이 달라진다"라는 말처럼 생체리듬이 균형을 찾아가는 중요한 시간이기도 하다. 하지만 수면은 여전히 미지의 영역이 많이 남은 그야말로 인체의 신비라고 할 수 있다. 수면은 모든 의학의 기초이며 고혈압, 심장 질환, 치매 등 다양한 질병과도 관련이 있다. 의학 분야에서 '모든 것의 기초는 수면이다'라는 인식이 괜히 나온 말이 아니지 않을까.
푹 자고 일어난 다음날에는 뇌와 몸은 다음과 같은 상태를 보인다.
- 머리가 맑아져 아이디어가 쉽게 떠오른다.
- 집중력이 유지되어 사고의 정밀도가 높아진다.
- 몸 상태가 균형 잡히고 가뿐해지므로 오랜 시간 일에 몰입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푹 잘 수 있는 걸까. 해답은 역시 한밤중, 특히 잠든 직후 90분에 있다. 이때 수면이 제 역할을 다한다면 다음 날 일의 능률은 눈에 띄게 오른다. 이는 장기적으로 뇌와 몸과 마음의 건강으로 이어진다. 잠자는 동안 뇌와 몸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알면 푹 잔다는 말이 어떤 의미인지, 즉 양질의 수면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되는 게 아닐까. 아래에서 수면에 부여된 역할 5가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수면의 역할에서 휴식을 빼놓을 수 없다. 수면이 곧 휴식은 아니지만 수면의 중요한 역할이 휴식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전원이 완전히 꺼지지는 않으나 잠잘 때 뇌와 모은 말 그대로 '수면 상태'에 들어간다.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인간의 몸은 언제나 자율신경이 작동한다. 자율신경은 체온을 유지하고 심장을 움직이며 호흡하고 소화하고 호르몬과 신진대사를 조절한다. 최고의 수면이 수행해야 할 첫 번째 역할은 잠든 직후 가장 깊은 논렘 수면이 출현하는 황금시간 90분 안에 원활하게 부교감신경을 우위로 전환해 뇌와 몸에 휴식을 가져다주는 것이다.
여러 연구팀이 독자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의견을 정리하다 보니 기억에 관한 지식은 아직 완벽하게 통합되지 않았다. 그러나 학습 후에 잠을 자면 기억이 정착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은 연구자들이 많다. 수면과 기억에 관해서는 여러 학자의 연구를 바탕으로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 렘수면 중에 에피소드 기억(언제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에 관한 기억)이 고정된다.
- 황금시간 90분에 찾아오는 깊은 논렘 수면은 나쁜 기억을 지워버린다.
- 입면 초기와 새벽녘의 얕은 논렘 수면 단계에서는 몸으로 익힌 기억(의식하지 않아도 외워지는 기억)이 고정된다.
즉, 시간의 흐름에 따라 논렘 수면과 렘수면 주기를 몇 차례 반복하면 점점 얕은 수면으로 이동하면서 기억의 정리와 정착이 이루어진다. 기억이라고 하면 보통 입력을 떠올리는데 나쁜 기억과 불필요한 기억을 잊는 것도 중요하다. 불필요하고 나쁜 기억을 잊기 위해서라도 이를 잘 알아두고 깊은 수면을 위해 노력해보는 건 어떨까.
뇌는 호르몬의 균형을 제어하므로 수면 시에는 다양한 호르몬 작용이 이루어진다. 호르몬은 생활습관병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으므로 잘 알아두는 편이 좋다. 양질의 수면 역시 생활습관병을 예방하는 데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연구로 밝혀졌다. 또한 성장 호르몬은 황금시간 90분 동안 가장 많이 분비된다. 피부는 수면과 긴밀한 관계에 있는 성호르몬과 성장 호르몬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잠을 자면 피부의 수분 함유량도 증가한다. 이처럼 수면과 호르몬 균형은 서로 밀접하게 영향을 주고받는다.
면역은 호르몬과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므로 결과적으로 수면과도 깊은 관계가 있다. 잠을 제대로 못 자면 호르몬 균형이 무너져 면역 기능에도 이상이 생긴다. 따라서 감기, 독감, 암 등 면역 관련 질병에 걸릴 위험도 커진다. 수면의 역할 중 휴식은 큰 부분을 차지하므로 '감기는 자면 낫는다'라는 말은 면역력 향상과 휴식 측면에서 일리 있는 말이다. 실제로 독감 예방 백신을 맞아도 수면이 흐트러지면 면역력이 생기지 않아 백신 접종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보고도 있으니 상황에 따라 수면을 잘 관리하도록 하자.
뇌의 노폐물은 신경세포 활동이 활발한 각성 시에 쌓인다. 깨어 있는 낮 시간에도 노폐물 제거는 일어나지만 그것만으로는 노폐물이 쌓이는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다. 그렇기에 뇌를 위해서라도 취침 시간에 통합 관리를 해주어야 한다. 뇌에 쌓인 노폐물을 제대로 배출하지 못하면 치매 같은 질환에 걸릴 위험이 있다. 분명한 사실은 뇌의 노폐물이 제대로 배출되지 않으면 치매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뇌에 손상을 일으킨다는 점이다. 뇌 건강을 위해서라도 규칙적인 수면과 깊은 수면을 위한 환경을 만들 필요가 있는 게 아닐까.
인류는 빛을 만난 뒤로 '밤은 어두워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시간'이라는 생물로서의 대전제를 잃었다. 20세기 말부터는 당연하다는 듯이 24시간 체제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렇기에 더욱 의식적인 휴식이 필요하며 수면이라는 휴식 시간을 최대한 활용해야 함을 잊지 말자.
참고 도서: 스탠퍼드식 최고의 수면법
이미지 출처: 드라마 <사랑의 온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