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부재와 미세먼지 매우 나쁨(황사)
얼마 전 물탱크 청소로 인해 집이 7시간 정도 단수가 되었습니다. 몇 개월에 한 번씩 있는 단수가 되는 날이라 그냥 그러려니 했습니다. 몇 시간 뒤에 다시 물이 나올 것을 알았기 때문이죠. 점심이 다가와서 출출함을 느꼈습니다. 라면 종류를 잘 먹지는 않지만 그날따라 짜파게티가 먹고 싶더라고요. 그래서 바로 해먹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생수를 다 마셨다는 것이죠. 단수가 되어 집에 물이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생수까지 없으니 무언가 허전함이 느껴졌습니다. 불편함이라고 해야 할까요. 평소 같았으면 "나가서 사 와야지"하고 말았을 텐데, 그날따라 물의 결핍이 크게 느껴지더라고요. 단수인 날과 생수가 없는 날이 겹쳐지니 더 그랬나 봅니다.
물이 없다는 건 굉장히 슬픈 일이라는 걸 느꼈습니다. 일상의 한 부분에 결핍이 생기면 다양한 불편함이 생깁니다. 당연하다고 생각한 것들이 당연하지 않게 되면 인생에 큰 변화가 찾아오기도 합니다. 불과 몇 시간의 단수에도 이렇게 불편함을 느끼는데, 며칠, 몇 주, 몇 달이 되면 얼마나 큰 불편함으로 다가올까요? 거기다가 다양한 종류의 결핍이 한꺼번에 찾아오면 그 고통은 배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을 감당하는 사람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이겠죠.
오늘은 유난히도 미세먼지가 나쁜 하루였습니다. "매우 나쁨"의 기준치인 151㎍/m³을 한참을 넘은 최대 5~600㎍/m³ 이상까지도 올라갔더라고요. 아침에 달리기를 하러 나갈 때 미세먼지 수치를 잠시 살펴봤는데 처음에는 제 눈을 의심했습니다. 처음 보는 미세먼지 수치에 말이죠.
현재에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들을 너무 당연시하게 되면 그것의 소중함을 잠시 잃을 수 있습니다. 이번에 물의 부재와 미세먼지가 매우 나쁜 상태를 경험하니 더더욱 지금 누릴 수 있는 것들에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혹시라도 찾아올 '맑은 공기가 부족한 세상', '물이 귀한 세상'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조금이라도 더 환경에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생각도 들고요.
여러분이 생각하는 '당연한 것들'에는 무엇이 있나요? 떠오른 생각이 미래에도 당연한 것일지를 한 번쯤 고민해 본다면 현재를 더 소중히 여길 수 있는 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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