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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조흐 Apr 21. 2021

헬스장 끊고 손해 보지 않기 위해 알아야 할 1가지

위치는 가장 강력한 마찰력이다. <해빗>

몇 년 전의 일입니다. 회사를 다닌 지 1년이 넘어가니 체력이 점점 떨어지더라고요.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서 운동을 하기로 했습니다. 운동 중에서도 헬스장을 다닐지, 크로스핏을 할지, 복싱을 할지 고민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여기저기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지도 앱으로 먼저 검색을 해보고 어떤 곳이 있나 살펴봤습니다. 헬스장도 몇 군데 보이고, 검도, 크로스핏, 복싱을 배울 수 있는 곳도 있었습니다.


그중 몇 군데를 직접 찾아가 보기로 했습니다. 회사 일은 야근이 기본이었기 때문에 체력을 기르려면 저녁을 먹기 전이나 후에 운동을 하는 게 좋아 보였습니다. 여건이 되지 않으면 밤에라도 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아서 밤늦게까지 운영하는 곳 위주로 찾아봤어요. 그리고 주말에도 일을 했기 때문에 주말에도 운영하는 곳이면 더더욱 좋은 조건이었죠.


그러나 중요한 건 내 상황에 딱 맞는 '완벽한 조건'이 아니었습니다. 그걸 알게 된 지는 길고 긴 시간이 지난 뒤였습니다. 그 당시 생각한 조건에 딱 맞는 곳이 한 군데 있었습니다. 그곳은 복싱을 배울 수 있는 체육관이었는데, 가격도 적당하고 권투 글러브도 준다는 게 마음에 들었습니다. 주말에도 운영하고, 밤늦게까지도 운동을 할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냉큼 결제했습니다. 3개월을 한 번에 등록하면 권투 글러브도 준다고 하셔서 3개월을 일시불로 결제했습니다.


그렇게 복싱장에 다니게 되었고, 운동할 때만 신을 신발도 구매했습니다. 과연 저는 몇 개월이나 복싱을 배웠을까요? 결과는 충격적이었습니다. 단 '2번' 방문하고, 그 뒤로는 복싱장에 얼씬도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 않았다기보다는 못했다는 표현이 더 알맞겠네요.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영향을 크게 미친 건 '거리'였습니다.


"위치는 가장 강력한 마찰력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흔히 헬스장이나 운동할 곳은 집 가까운 곳으로 정하는 게 좋다고들 합니다. 정확히는 어떤 의미인지는 모르더라도 우리는 이것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습니다. 거리가 멀어질수록 헬스장에 출석할 확률이 점점 떨어진다는 것을요. 제가 다닌 복싱장은 회사에서 15분이 넘는 거리에 위치했습니다. 처음에는 그 정도면 가면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일을 하다가 저녁 시간에 운동하러 가려니 그게 쉽지 않더라고요.


심지어 체육관으로 가는 길 사이에 신호등이 1~2개 정도 있었습니다. 신호등을 건너는 것 자체가 첫 번째 난관이었죠. 이와 관련된 한 가지 분석 결과가 있습니다. 2017년 2~3월 한 데이터 분석 업체가 750만 대의 스마트폰 기록을 수집했습니다. 이 업체는 스마트폰을 가진 사람이 헬스장을 얼마나 멀리까지 다니는지 분석했습니다.


약 6킬로미터 떨어진 헬스장에 다니는 사람들은 한 달에 5회 이상 방문했습니다. 이와는 반대로 약 8.2킬로미터 떨어진 헬스장에 다니는 사람들의 방문 횟수는 월 1회에 그쳤습니다. 겨우 2킬로미터 남짓의 차이가 다섯 배의 차이를 만들어낸 것입니다. 의식적 자아는 그런 짧은 거리를 장애물, 즉 마찰로 인식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습관은 사소한 차이에도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이러한 사례를 보니 과거 복싱장에 발길이 가지 않았던 이유를 알 것 같더라고요.


여러분이 다니고 있는 헬스장의 거리는 얼마나 되나요? 또는 과거에 다녔던 헬스장의 거리는 얼마나 되었나요? 위치라는 마찰력을 잘만 활용하면 원하지 않는 삶은 멀리 떨어뜨리고, 원하는 삶은 내 쪽으로 당겨올 수 있습니다. 위치는 마치 '해류'와도 같기 때문입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위치는 가장 강력한 마찰력입니다. 운동하는 습관, 다이어트, 독서 습관 등 원하는 행동이 있다면 위치 마찰력을 활용해보는 건 어떨까요? 원치 않는 것은 거리를 더 멀리하고, 원하는 것은 더 가까이한다면 원하는 바를 이뤄낼 수 있을 것입니다.


참고 도서: 해빗

이미지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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