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제주에서 서울로 상경하게 만든 그녀 이야기

제주도 하루살이에서 서울 하루살이가 되기까지

by 김조흐

린에 대한 첫인상은 별로였다.

왠지 모르겠지만 그런 생각이 들었다. 린은 서울에서 왔다고 한다. 바에 모인 대다수의 사람이 서울에서 온 사람들이었다. 특이하게도 오늘은 홀로 여행 온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제주도에 여행 온 사람들이었기에 서로가 서로에게 할 말이 많았다.


나와 같은 방을 쓰던, 또는 바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끌어모은 동생 운도 홀로 여행 중이라고 했다. 또 다른 여성분은 자신은 미혼모인데 아이를 부모님께 잠시 맡겨두고 홀로 여행을 왔다고 하고. 그 외에도 친구끼리 3명이서 놀러 온 분들과 2명이서 여행 온 분들이 있었다.


다 같이 이야기를 나누면서 맥주를 한 잔 두 잔 마셔나갔다. 린은 바람을 좀 쐴 겸 혼자 여행을 왔다고 했다. 오늘이 여행 첫날이라고 해서 앞으로 어디 어디 여행을 갈 것인지 이야기를 나눴다. 린은 날씨가 좋으면 스노클링도 하고 저지리 마을에도 한 번 가볼 거라고 했다. 예쁜 오름이나 성이시돌목장 같은 곳도 가보고 싶다면서.


갑자기 떠난 즉흥 여행이라서 숙소도 당일에 예약했다고 한다.

나도 갑자기 제주도로 날아와서 여기저기 숙소를 구하면서 생활했기에 왠지 동질감이 느껴졌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뭔가 잘 통하는 느낌이랄까. 린은 스페인어를 공부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에 있는 대학교에 다니고 있다는 말과 함께.


그렇게 린과 친해지고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다가 바의 마감시간이 다되어서 아쉽게도 다음을 기약하기로 했다. 다음날 이야기를 나눈 사람들과 함께 우진 해장국을 먹기로 했지만 나는 늦잠을 자서 먹지 못했다. 동생 운이 나를 깨웠지만 나는 "운아 조심히 가!"라는 말과 함께 다시 잠에 빠져들었다.


린과는 그 뒤로도 계속 연락을 했다.

오늘은 어디를 여행했는지, 무엇을 먹었는지 등에 대한 일상을 공유했다. 그러면서도 나는 게하에서 매일매일 일을 해나갔다. 린은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여행을 하고. 그러다가 린이 서울로 떠나기 전날에 우리가 처음 만난 게하로 다시 돌아왔다. 린은 같이 저녁을 먹자고 했다.

"저녁에 거기 갈 건데 저녁 같이 먹을래?"
"응 일루 와! 맛있는 거 먹자"

"아싸 ㅎㅎ 알겠어!"


마침 게하 사장님이 보말을 따러 가자고 해서 린에게도 같이 가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린! 게하 사장님이 보말 따러 간다는데 같이 갈래?"

"응ㅋㅋㅋ 좋아!!!"

그렇게 우리는 같은 장소에서 다시 만났다. 제주도민과 함께 보말을 따는 경험은 신선했다. 그녀와 함께였기에 더 새로운 순간이었다. 게하 사장님이 너무 고마웠다. 밥도 챙겨주시고 이런 신기한 경험까지 선사해주시다니. 나는 참 행복한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밤은 흘러가고 다음날.

린은 비행기를 타고 서울로 돌아갔다. 아쉬움을 남긴 채. 그 후로도 린과 계속 연락을 주고받았다. 나는 제주에서 열심히 일을 했다. 그러다가 나는 큰 결심을 하게 된다.


린을 보러 서울로 올라가기로!
제주 말고 서울에서 살아보기로!


그렇게 린이라는 한 사람으로 인해 나의 서울 상경기가 시작되었다. 제주도 하루살이 생활을 정리하고 이제는 서울에서 하루살이 생활을 해보기로 했다. 프리랜서의 특성상 시간과 장소는 자유로웠기에. 그녀가 보고 싶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