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비앤비&하숙집에서 살게 되다

하나부터 열까지 맞지 않는 그녀

by 김조흐

린을 보러 서울로 올라갔다.

제주에서의 생활을 정리하고 고향집에 잠시 내려가서 재정비를 했다. 이것저것 정리를 한 뒤 서울로 올라갈 준비를 마쳤다. 그렇게 서울 하루살이의 생활이 시작된다.


일단은 가보자는 생각으로 올라간 서울이지만 서울에서 산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지방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높은 물가와 땅값을 자랑하는 서울이다. 일단은 서울에서 살기 위해서는 당분간 지낼 숙소부터 구해야 했다.


처음에 어디서 지낼까 고민하다가 에어비앤비로 강북의 어느 숙소를 잡았다. 내가 정한 숙소는 오픈을 한지 거의 며칠 안된 그런 곳이었다. 운 좋게도 깔끔하고 좋은 숙소를 구했다. 사장님도 되게 좋은 분이라서 첫 숙소 치고는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 집 냄새만 빼고 말이다. 지내면서 초기 며칠은 새집 냄새 증후군에 걸렸다. 머리가 어지럽고 띵했다.


예약은 에어비앤비로 했는데 오픈 초기라서 그런지 할인도 많이 받아서 하루 2만 원에 당분간 머무를 수 있었다. 마침 린의 집 근처에 나온 방이었기도 하고. 리모델링이 얼마 안 된 신축 느낌의 건물이라서 너무 마음에 들었다. 그렇게 에어비앤비에를 통해 나의 첫 서울 살이가 시작된다.


서울에서도 일은 계속된다.

제주에서 계속 일을 하면서 돈을 벌기는 했지만 매일 들어가는 숙소비, 식비 등이 있었기에 하루의 유지비보다 더 큰돈을 벌어야 서울 하루살이 생활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래서 에어비앤비에 살면서도 매일 열심히 일을 했다. 그렇게 지내다가 에어비앤비로 하루 2만 원을 살면 한 달에 60만 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중장기적으로 서울에서 지내려면 차라리 월세로 방을 구하던가 몇 달 단위로 계약을 하는 것이 더 낫겠다는 생각에 미쳤다. 그 당시의 나에게 월세 60은 턱 없이 비싼 가격이었다.


그래서 에어비앤비 살이를 그만두고 조금 더 가격이 저렴한 하숙집으로 집을 옮겼다. 알고 보니 하숙집은 숙박도 되면서 하루의 끼니도 제공해주는 것이 아닌가!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했기에 괜찮다 싶어서 하숙집에서 당분간 지내보기로 했다. 가격이 45만 원 정도였던가. 확실히 월 60 보다는 덜 부담스러워서 만족스러웠다. 서울 내에서도 거주지를 여기저기 옮겨 다니면서 서울 하루살이 생활을 이어갔다.


물론 일도 하면서 데이트도 하고 서울 구경도 했다.

서울에 올라가서 린을 만나러 가는 그 순간은 짜릿했다. 설레기도 하고 린이 어떤 반응일지 궁금하기도 했다. 좋은 일만 가득할 것 같았지만 그 반대의 일이 더 많았다.


나와 린은 하나부터 열까지 너무 맞지 않았다. 취미와 관심사, 연락하는 스타일, 좋아하는 것 등등등. 너무 맞지 않은 우리였기에 서로에게 할 말이 많이 없었다. 우리는 점점 멀어져만 갔다. 어쩌면 여행에서 들뜬 기분으로 만난 사이이기에 그럴지도 몰랐다. 만나는 날이 길어질수록 서로에게 느껴지는 거리감은 더욱 늘어만 갔다. 이건 무슨 운명의 장난도 아니고. 어찌 이렇게 맞지 않을 수가! 지금 생각해보면 그 정도로 맞지 않았다는 게 더욱 신기한 노릇이다.


연락이 뜸하던 어느 날. 우리는 어느 카페에서 만나자는 약속을 잡았다. 그리고 우리는 헤어졌다. 사실 린의 헤어지자는 말에 내가 한 번 잡기는 했다. 그러나 그 뒤로도 우리 사이의 접점을 찾을 수 없었다. 결국 나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우린 하나부터 열까지 너무 맞지 않는다는 것을. 이러한 관계가 이어질수록 서로에게 상처가 될 뿐이라는 것을.


그렇게 나는 서울에서 혼자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