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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조흐 Nov 20. 2019

그땐 난 어떤 마음이었길래 내 모든걸 포기할 수 있었나

무엇인가를 포기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땐 난 어떤 마음이었길래
내 모든 걸 주고도 웃을 수 있었나
그대는 또 어떤 마음이었길래
그 모든 걸 갖고도 돌아서 버렸나

잔나비, <뜨거운 여름밤은 가고 남은 건 볼 품 없지만>


무엇인가를 포기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사람을, 사랑을, 좋아하는 것을, 회사를, 가진 것을 포기한다는 것은 큰 결심이 필요한 일이다. 오늘은 내가 포기했던 1가지에 대해서 이야기해볼까 한다.


그 1가지에 대한 이야기는 과거에 내가 다녔던 회사에 대한 이야기이다. 몇 년 전의 나는 회사에 들어간 뒤 2년 동안 오로지 일만을 생각하며 살았다. 회사를 다니기 이전에도 혼자서 프리랜서로 일을 하고 있었지만, 회사를 다니며 일하는 것은 또 다른 일이었다.


일에 미쳐서 회사를 다니다 보니 내가 맡은 일들 중에는 중요한 업무들이 많아졌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직급 또한 높아졌다. 나는 내 일을 사랑했으며 회사를 사랑했다. 책임감은 나날이 높아졌다. 


그렇게 매일 일을 하던 어느 날. 회사에 위기가 찾아왔다. 

무엇인가 결정을 내려야 하는 그런 날이었다. 회사에 다니기 이전에도 내가 가진 플랫폼, 무형의 자산들이 꽤 있었다. 회사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내가 가진 자산들이 필요했다. 


회사에 다니고는 있었지만 내가 가진 자산들을 따로 관리하고도 있었기에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하지만 이내 결정을 내렸다. 내가 가진 것들을 모두 회사 소유로 옮기기로 한 것이다. 나의 것들에 대한 소유권을 포기한 것이다. 길게 생각할 필요도 없었다. 그 당시 나에게는 회사가 정말 중요했으며, 내가 하는 일을 사랑했기에. 내가 가진 것들에 대해서, 내 소유권에 대해서는 큰 관심이 없었다. 그저 회사가 잘되기를 바랄 뿐이었다.


돌이켜보면 재산적인 면에서나 여러 면에서 아쉬운 마음이 들기는 하다. 그러나 선택에 대한 후회는 없다. 지금의 내가 그 당시의 과거로 돌아가도 같은 선택을 할 것이다. 지금은 회사를 떠난 상태이지만. 그때의 소중한 경험들이 쌓여서 지금의 내가 존재한다. 


내가 가진 모든 것을 회사에 기부하니 대표님은 차를 한대 사주셨다. 돈으로만 본다면 차의 가격보다 몇 배는 되는 금액이었지만. 회사를 향한, 그리고 미래를 향한 투자라고 생각했다. 앞으로 더 잘 될 거라는 확신이 있었기에 내릴 수 있는 선택이었다. 


잔나비의 노래 가사처럼. 
그 당시의 나는 내 모든 걸 주고도 웃을 수 있었다. 
그 후 퇴사를 하기 전의 나는 그 모든 걸 포기하고도 과감하게 돌아섰다. 


사람 일이란 게 참 알 수 없다. 모든 것을 바칠 수 있는 그런 마음을 가지기도 하고. 모든 걸 포기하고도 돌아설 수 있는 마음을 가지기도 한다. 다 똑같은 한 사람인데도 시간과 공간, 상황에 따라서 다른 선택을 내리고는 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순간순간을 더 소중하게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그때의 그 마음을, 그 상황을 이해할 수 있는 마음도 필요하지 않을까? 


오늘 하루. 스스로에 대해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온전히 자신만을 위하여. 마음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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