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주일 Jan 22. 2017

청계산

2017.01.22.일


도깨비가 끝났다.

헛헛한 마음을 달랠 겸 백대장님의 청계산 등정에 함께했다.

감사합니다.



백대장님은 사진 실력이 일취월장 중.
발박수? 박족? 도 일취월장 중.
어그적 어그적 올라가보자.
과하게 사람을 좋아하는 강아지를 만났다.
그만 날 보내줘라. 콱.
아. 이 인간은 날 왜 드는거냐.
콱.
혜진이도 손을 내밀어 본다.
하지만 뒤도 안 돌아보고 주인에게 달려갔다.
다시 사진을 찍으며 올라가 봅시다.
똘망똘망한 눈으로 피사체를 보는 중.
워훼훼훼~
아이젠 만든 사람은 노벨상 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하산길에 내 아이젠에 내 발이 걸려 돌아가실 뻔 했다. 노벨상 주지 말자.
나보다 많이 찍으신 듯.
셀카는 이분이 가장 많이 찍으신 듯.
많이 찍으신 분 둘이 같이 올라간다.
아이 눈부셔.
더웠나보다.
혜진이 왼쪽 팔꿈치에 있는 저 빛은 도깨비에서 본 것 같은데. 아. 이제 드라마 보지 말아야지.
그래. 난 사람이 아니라 로프를 찍었다.
훗. 이번엔 사람을 찍었어.
빛을 느끼는 백대장님.
이 형은 배가 고파서 계속 우울해 하셨다.
다른 어르신들이 춥지않냐고 물었다.
공기는 차가웠지만, 햇살은 따사로웠다.
평지코스이다.
자전거로 다니든, 걸어다니든, 평지가 좋다.
저 형은 배가 고프다.
하지만 작가정신은 살아있다.
그 형을 혜진이가 받침대로 쓴다.
백대장님도 받침대로 쓴다.
유일한 단체샷. 세명에 맞춰놓고 뛰어가서 한쪽에 섰으니 당연히 이렇게 나오지. 역시 난 바보다. 훗.
지난 등산에 이어 사진이 죄다 이모냥이다.
추진력.
좀비 같아.
밥을 달라.
매우 가파른 경사같으나, 절대 아니다.
우울해. 밥 줘.
백대장님은 사진을 참한 자세로 찍는다.
이 형은 오늘도 여자만 찍는다.
난 발을 찍는다.
말 그대로 내 사진 실력은 발사진이다.
바위로 만들어진 문을 팊니형이 지난다.
거의 다 올라오니 공기가 점점 차가워 진다.
나무 뒤에 숨어봐도 춥긴 마찬가지다.
귀여운 짓.
늠름한 입김.
늠름한 투샷.
멋지다.
멋져.
서울을 찍는 중.
혜진이가 가지고 온 곶감이다. 생긴 게 꼭 뭐 같았지만, 19금이라 말을 못했다. 그런데 지나가던 어르신이 참 뭐 같이 생겼다고 대놓고 말씀하셨다. 못 들은 척 했다.
이 형은 지나가던 어르신이 흘린 장갑을 들고 있다. 잃어버린 걸 알고 올라오면 드릴 심산이다.
하지만 저 분은 잃어버린 장갑을 찾을 생각은 않고, 장갑없는 손을 주머니에 넣고 작품활동을 하셨다.
결국 장갑을 드린 착한 팊니형은 곶감을 마져 드셨다.
이제 입김을 휘날리며 하산.
냥이가 팊니형과 놀아준다.
나에게도 왔다. 나 돈 없어.
아까 그 강아지가 또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
지하도로를 지나 밥을 먹으러 갔다.
이거 정말 맛나.
얘도 맛나.
식사 후 다들 다방으로 자리를 옮겼다. 볕이 좋다. 사진 찍자.
여전히 실물보다 사진이 낫다.
따뜻한 다방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고민 있는 척.
팊니형 바라보는 척.
민공이 찍은 사진이다.
초점이 카메라에 맞아서 미인으로 나왔다.
더워서 커피를 못 먹겠다.
파지법이 특이하다.
백대장님이 찍은 사진을 감시하는 중.
매우 열심히.
그 사진들에 자신이 찍은 것도 추가해 본다.
민공 발과 내 발.
감기 걸려 몸이 안 좋은데도 약속이라고 꾸역꾸역 함께한 백대장.
미소를 잃지 않는다.
팊니형에게 하트를 날림.
의자.
여러분 밥도 맛나게 잘 먹고,
커피도 잘 마시고 잘 놀고 잘 쉬고 갑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태기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