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태의 불안하면 MBA 2

당신은 ‘전문가’입니까, 아니면 그저 오래된 ‘고인물’입니까?

by 김준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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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태 인트렌드랩 대표


지난 칼럼에서 우리는 불안이 성장의 신호임을 확인했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냉정하게 물어야 할 시간입니다. "도대체 무엇이 우리를 이토록 불안하게 만드는가?"


많은 직장인, 특히 차장·부장급 이상의 시니어들이 느끼는 불안의 실체는 명확합니다. 내 명함에서 ‘회사 이름’과 ‘직급’을 떼어냈을 때, 과연 '나'라는 사람의 시장 가치가 얼마나 남을 것인가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아주 위험한 착각 하나를 마주해야 합니다. 바로 '경력(Career)이 곧 실력(Competence)'이라는 오해입니다.


"저, 이 업계에 몸담은 지 벌써 20년입니다.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말 아닙니까? 하지만 죄송하게도 시장은 당신이 보낸 '시간의 양'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냉혹하게 들리겠지만, 1년 차 때 배운 업무를 별다른 고민 없이 20년 동안 반복했다면, 그것은 20년의 경력이 아니라 '1년의 경험을 20번 반복한 것'에 불과합니다. 우리는 이것을 전문가라 부르지 않습니다. 그저 '익숙해진 사람', 속된 말로 '고인물'이라 부릅니다.


제가 MBA 진학을 결심했던 결정적 계기도 바로 이 지점이었습니다. 20년 가까이 조직 생활을 하며 업무는 손에 익었고, 사내 정치는 훤했으며, 보고서 쓰는 요령은 늘었습니다. 회사 내부의 문법(Internal Logic)에는 통달했지만, 막상 회사 밖의 거친 시장(Market Logic)에 던져졌을 때 "나는 무엇을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인가?"라는 질문 앞에서는 말문이 막혔습니다.


'익숙함'은 '유능함'이 아닙니다. 오히려 익숙함은 성장을 가로막는 가장 큰 적입니다. 내가 가진 노하우가 과거의 성공 방정식에 머물러 있다면, 그것은 노하우가 아니라 '낡은 습관'일 뿐입니다. 지금처럼 기술이 급변하고 산업의 경계가 무너지는 시대에, 업데이트되지 않은 경험은 독이 됩니다.


그렇다면 '고인물'과 '진짜 전문가'의 결정적 차이는 무엇일까요? 고인물은 "내가 왕년에 해봤는데"라며 과거의 경험으로 현재를 재단하려 듭니다. 반면, 전문가는 과거의 경험을 재료 삼아 "지금 이 상황에서 새로운 해법"을 제시합니다. 즉, 과거에 사는가, 아니면 과거를 발판으로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는가의 차이입니다.


지금 불안하다면, 스스로를 점검해 보십시오. 나는 매년 새로운 기술과 이론으로 나의 운영체제를 업데이트하고 있는가? 아니면 10년 전 깔아둔 구형 버전으로 버티고 있는가?


이제 인정해야 합니다. 우리가 그토록 치열하게 쟁취했던 그 직함도, 영원한 생존을 보장해주지는 않습니다. 회사의 간판이 나의 낡은 운영체제를 가려주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조직 안에 남든 밖으로 나가든, 과거의 방식과 결별하고 스스로를 새롭게 정의하지 못한다면 도약은 불가능합니다.


익숙한 것과의 과감한 결별을 선언하십시오. 내가 해왔던 방식이 정답이 아닐 수도 있음을 인정하고, 다시 배우려는 자세를 갖는 것. 그것이 '경력의 함정'에서 탈출해 '대체 불가능한 전문가'로 가는 첫걸음입니다.


다음 화부터는 그 구체적인 방법론, 시스템에 의존하는 존재에서 벗어나 조직의 핵심이 되거나 스스로 동력을 만드는 '주체'로 진화하는 과정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고인 물은 썩지만, 흐르는 물은 바다로 갑니다. 당신은 지금 고여 있습니까, 아니면 흐르고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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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CEO저널(http://www.ceojh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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