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두고 내린 썰..
태국 여행을 마무리하고 돈무앙 공항에서 캐리어를 보내고 몇몇 짐은 개별로 들고 출국심사까지 완료했었고, 비행기에 무사히 탑승을 했었어요. 짐을 보관함에 두고, 노트북 가방은 좌석아래에 두었습니다.
#중간중간에 노트북 가방에서 충전기도 꺼내고, 책도 꺼내기도 했었어서 두고 내린다고는 상상도 못 했어요.
인천공항 제2터미널에 착륙해서 아이들과 즐거운 마음으로 입국심사대를 향해 가는 도중에 첫째 아들이 아빠 노트북 가방은 어디에 있냐며 물어봅니다.
아차, 이미 열차를 타고 이동한터라 지금 되돌아가기도 힘들고 밖에 나가서 신고하면 되겠지라고 생각하고, 입국심사 때 가방을 두고 내린 거 같은데, 어디에 신고하냐고 물으니, 지금 비행기에 가보시면 되지 않을까요?라고 이야길 하셔서 가족들은 입국심사대를 통과하고 저는 비행기를 향해 다시 돌아갑니다.
걸어가는 도중에 열차 타고 가면 시간이 엄청난데, 가족들도 기다리고 있고, 난감한 상황이더라고요. 가는 길에 공항 직원에게 가방을 두고 내렸다고 하니,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 묻더라고요. 대략 20~30분은 지났다고 말씀드리니, 직원분이 제가 타고 온 항공사에 연락을 했습니다.
보통 이런 경우는 물건 찾기는 쉽지 않아요. 찾더라도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전달도 쉽지 않습니다. 이미 승무원 분들도 나온 거 같은데…뜨억. 노트북은 뭐 없어도 됩니다만, 그 속에 들어있는 자료들은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갑니다. 내가 백업은 어디까지 해뒀더라, USB는 어디에 뒀지, 아 내 이력서들, 내 논문 자료들, 내 과제들 잘못되면 어떻게 하지 등이 눈앞에서
글자들로 변해서 보였습니다.
제 연락처를 남기고 확인이 되는대로 연락을 주겠다는 항공사의 회신을 받고 배터리 잔여량을 보니 3% 정도 남아 있는 상황, 다행히 충전기는 들고 있었던 터라 콘센트를 찾아서 돌아다니는데, 또 마음이 급해서인지 눈에 띄지는 않았습니다. 어느 화장실 앞에 의자가 있어, 의자 옆을 보니 콘센트가 있어 저는 거기에 쭈그려 앉아서 하염없이 기다리기만 했어요. 와이프는 아이들과 밖에 잘 기다리고 있다는데, 저는 법무부소속 땅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상황이 계속되었어요. 약간의 난민(?) 느낌이었습니다.
20분쯤이 지났는데도 연락이 없어서, 공항 직원에게 다시 가서 요청을 하니 아직 처리가 안되었냐며, 보딩작업 중이라고 난감해하셔서, 아 더 기다려보겠다고 하였습니다.
가족들은 밖에서 이미 캐리어를 다 찾은 상태라 커피 한잔하고 있어라고 했지만, 마음은 초조합니다. 휴대폰 충전은 또 어느 정도 되어가고 있는 상황에 발신번호 제한으로 전화가 왔어요. 가방은 찾았고, 제2터미널에 있기 때문에 법무부 입국심사대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답변을 받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공항 직원께도 감사의 인사를 하고자 갔더니, 이미 교대를 하셨더라고요.
한참 뒤 어느 남자분이 전화가 와서 본인은 이미 입국심사대를 지나 밖에 있으니 밖으로 나오라고 해서, 저도 입국심사를 별도 하고, 밖으로 나가니 기장 또는 부기장 (옷을 잘 모릅니다) 제복을 입으신 분이 가방을 건네주시며 여권 촬영만 하겠다 하시더라고요.
너무 감사했어요. 다시는 못 찾을 뻔(?)한 내 노트북
어렵게 다시 내 품으로 돌아온 만큼 더 아끼고 아껴 사용하고 싶네요. 이 노트북과는 인연인가 봅니다.
비행기에서 내릴 때는 꼭 짐을 다 챙기세요. 못 찾거나 하세월일 수 있을 거 같아요. 돌이켜 생각해 보니 넋이 나갈 뻔했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