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리테일미디어다
조금은 낯선 시간이었다.
막교를 마친 지금, 이 책의 출간을 기다리고 있다. 『이것이 리테일미디어다』는 ‘잘 팔리는 책’을 써야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프로젝트는 아니었다. 커리어가 잠시 멈춘 시점, 비트윈잡스(Between Jobs)라는 공백 앞에 서 있었고, 그 시간을 마냥 흘려보내기보다는, 나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보기로 했다.
‘지금까지 나는 무엇을 보고, 어떻게 생각해왔는가?’ 그 물음에서 이 책은 시작되었다.
커머스에서 일하고, 광고를 기획하고, 다양한 플랫폼 전략을 고민해온 지난 시간들이 내 안에서는 늘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지만, 정작 그것들을 한 줄의 문장으로 정리해본 적은 없었다. 그게 늘 아쉬웠다.하나하나 의미 있는 조각들이었지만, 흩어진 채 머릿속 어딘가에만 머물러 있었다. 그래서, 경험한 것들에 대한 정의와 내가 지나온 일을 나 스스로 증명하는 방식으로, 그리고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을 스스로에게 말해주는 언어로 글을 쓰기로 했다.
물론 이 책이 어떤 기회를 만들어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하지만 적어도, 내가 어떤 방향을 바라보고 있는지, 그리고 그 길 위에서 리테일미디어라는 흐름을 어떻게 구조적으로 바라봐야 하는지를 끊임없이 고민해온 사람이라는 사실은 이 안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누군가를 설득하기 위한 글은 아니었다. 어쩌면 이 책은, 멈춰 있던 나 자신을 다시 움직이게 하기 위한 조용하지만 단단한 설명서였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언젠가, 리테일미디어라는 새로운 흐름을 이해하고 싶어하는 누군가가 가장 먼저 꺼내 들 수 있는 책이 되기를, 조심스럽게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