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손을 잡고 걸은 날

'23.1.15

by 지아현

일요일을 그냥 보내기 아쉬워 가까운 스타필드로 나왔다.

날씨도 춥고, 눈인지 비인지 모를 것도 내리고해서 아마 주말인 오늘 스타필드는 미어터지겠지 하면서도

결국 우리도 갈 만한 곳이 거기였던거지.


역시나 주차장 들어가는 길에서부터 차가 막힌다. 지하주차장에 내려와 몇번을 빙빙 돌다가 차를 세웠다.

마침 낮잠 시간이 다 되어가는 너는 설잠이 들었었나보다.

유모차에 태워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가 사람이 없을 것 같은, 우리도 가보지 않은 4층에 가보기로 한다.

엘리베이터 층별 안내판에 '리플레이'가 보였다.

몇달전에 알트, 민정이와 갔던 경기도 카페였다. 여기에도 있나보네.


와...탁월한 선택이었다.

한쪽면이 시원하게 통유리로 되어 바깥이 보이는 널찍한 카페였다.

통유리 앞 테이블은 자리가 없었지만 그 뒤에 앉아도 충분이 밖을 볼 수 있었다.

정말 착한 너는... 그대로 잠이 들었고 나와 주호는 아아와 딸기주스에 프렌치토스트를 먹으며 쉬었다.


조용히 잠에서 깬 너는 어찌 보면 멍~ 어찌보면 뚱~하게 눈동자만 굴리며 여기가 어딘지, 무슨상황인지 파악을 하는 듯 했다. 우리는 너를 유모차에서 내렸다. 다리에 힘을 주고 잘 서 있길래 우리는 너를 데리고 나왔다.


주호가 먼저 조심스럽게 너의 한쪽 손을 잡고 걸어나왔고 나는 그 모습을 영상과 사진으로 담았다.

나도 하고 싶었다. 나도 너의 손을 잡고 걸어보았다.

너가 태어났을 때부터 너의 손을 잡고 '엄마손잡고~나들이갈때~' 노래를 부르면서 이 날을 기다렸었다.

엄마 손잡고 나들이 갈 날. 내 손을 잡고 걸을 날.

느낌이 상상과 조금 달랐다. 나는 네가 내 손을 힘주어 잡고 매달리듯 걸을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너는 내 손을 잡는 듯 안잡는 듯 했고 오히려 내가 너의 손을 잡고 싶어서 잡았다.

솔직히 너는 혼자서도 잘 걸을 수 있었기에 내 손을 잡기 위해 한쪽 손을 한껏 올리고 가는 것이 더 불편했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한없이 작고 가벼웠던 너의 손. 그 손을 잡고 천천히 걸으면 너를 보던 내 모습을 잊지 못할 것 같다.

너는 앞을 보며 가고 있었고 나는 그런 너를 바라보며 갔다.


나중에 주호에게 지아 손잡고 걸으니 어땠냐고 물어보니, 기분이 이상했다고 했다. 그 느낌이 맞다.

가슴이 몽글몽글하고 간질간질했다.


지아야, 너가 가는 길, 옆에서 같이 걸어갈께.

옆에 엄마랑 아빠가 있다는 것 기억하고 마음껏 나아가렴.



*독일이모에게 네가 걷는 영상을 보냈더니 이런 메시지를 보내셨더구나.

: 우리 지아 아주 멋진 작은 숙녀에게

그렇게 잘 크거라. 든든한 엄마 아빠 손잡고 풍요하고 튼튼한 토대위에서 씩씩하게 당당하게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거라. 응원하는 이들의 축복과 박수 받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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