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주넌입니다. 비교적 긴 호흡으로 작성되는 브런치스토리 글과 달리, 인스타그램에서 짧은 분량의 이유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매월 초, 인스타그램 콘텐츠를 정리하여 브런치 스토리에도 공유하려 합니다. 여러분과 더 자주 브랜드 이야기를 공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 인스타그램에서도 함께 브랜드 이야기 나눠봐요 :)
일본의 가방 브랜드 '포터'의 레이블 'POTR'이 모든' 이동'을 주제로 한 컬렉션 'RIDE'를 출시했습니다. 걷거나 자전거를 탈 때 등 이동 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9가지 제품을 선보였죠.
이번 컬렉션 제품에는 빛에 반사되어 발광하는 '리플렉터 밴드; 가방이나 바지 벨트 고리 등에 부착할 수 있는
'바이시클 체인: 소지품을 간편하게 고정하여 휴대할 수 있는 슬링 바인더가 함께 구성되어 있습니다.
화보에서는 모델이 실제로 이동하는 것처럼 느껴지도록 모션 블러 효과를 사용하여 이동하는 삶에 어울리는 컬렉션임을 잘 드러냈죠.
"가방은 무엇보다 물건을 운반하는 도구여야 한다." '포터'는 가방의 본질을 중시하는 브랜드입니다. 이들은 물건을 수납하고 운반하는 기능을 극대화한 제품을 만듭니다.
또한 이들은 '바늘 한 땀 한 땀에 영혼을 담는다'라는 '일침입혼(-요+>)'의 장인 정신을 바탕으로 브랜드를 전개합니다. 자체 공장 없이 가방 장인들이 속한 공방과 계약을 맺어 제품을 생산하고 있죠. '포터'는 오래 사용할 수 있는 내구성과 실용성을 모두 겸비한 다양한 제품으로 일본을 넘어 세계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가방을 '만드는 것에 집중하던 '포터'가 이제 가방으로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이야기'합니다. 이들은
'사람과 삶을 잇는 하나의 스티치'라는 슬로건 아래 'POTR'이라는 레이블을 론칭했습니다.
'POTR'은 자체 컬렉션과 콜라보를 통해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에 어울리는 가방을 제안합니다. 이번 'RIDE 컬렉션은 자전거나 도보로 거리를 이동하는 이들에게 어울리는 가방을, '다이와 '와의 콜라보에서는 낚시꾼에게 필요한 가방을, '말본'과의 콜라보에서는 골퍼에게 필요한 가방을 제안했죠
‘POTR'이 선보이는 제품은 모두를 위한 제품이 아닌, 특정 라이프스타일을 향유하는 고객을 위한 제품입니다.
'모노클'의 편집장 타일러 브륄레가 "전 세계 가방 브랜드 중에서 종류가 가장 많고 타깃이 가장 명확하지 않은 브랜드인 것 같다"라고 말했던 것처럼.", 'POTR'은 보편적이고 클래식한 제품을 다루던 '포터'와는 사뭇 다른 방향성을 지녔습니다.
'POTR'은 제품 본연에 담긴 가치에 집중해 온 '포터'가 구체적인 고객의 삶에 관해 이야기하려는 시도라고 생각합니다. '포터'에서는 가방 그 자체에 집중한다면, 'POTR'에서는 가방을 통해 더 세분화된 고객의 삶을 다루는 것이죠.
브랜드와 라이프스타일은 긴밀한 연결고리를 지닙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대변할 수 있는 브랜드를 원합니다. 자신만의 고유한 삶을 꾸려나가며, 브랜드를 통해 이를 표현하고 싶은 이들이 늘었기 때문이죠.
'POTR'은 바뀐 브랜드의 역할에 맞춰 등장했다고 생각합니다. '포터'가 가방의 본질을 추구하며 제품의 기능을 중시하는 브랜드라면, POTR'은 다양한 삶에 필요한 각각의 기능은 물론 사용자의 정체성을 드러낼 수 있는 가방을 추구하는 브랜드입니다.
'POTR'은 '포터'가 추구하는 가방의 본질과 장인정신을 축으로 각각의 고유한 라이프스타일을 지닌 다양한 이들과 연결될 수 있는 창구 역할을 하는 것이죠.
"고유함은 나의 주장이고, 진정성은 타인의 평가이기 때문입니다"
다음소프트의 송길영 부사장의 신간 <시대예보 : 핵개인의 시대> 속 문장입니다. 최근 읽었던 문장 중 가장 인상 깊었던 문장이죠.
브랜드를 전개하는 데에 있어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 것 같습니다. 해당 문장을 파헤치며 브랜딩에 대한 짧은 생각을 적어볼까 합니다.
브랜딩은 수많은 브랜드 사이에서 기억에 남는 브랜드를 만드는 작업입니다. 기억에 남기 위해선 우선 남들이 가지지 못한 고유함을 지녀야겠죠. 달라야 합니다.
이전에는 제품의 기능과 이미지를 통해 고유성을 확보했다면, 이제 고객은 더 나은 삶에 대한 철학과 가치에 대한 고유성도 원하고 있습니다.
브랜드의 수가 계속해서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고객은 어떤 브랜드의 제품과 서비스로 삶을 채울지 선택하는 입장입니다. 선택지가 늘어났기에, 선택 조건도 늘어나는 것이죠. 이제 사람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대변할 수 있는 가치를 지닌 브랜드, 삶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하는 브랜드를 선택하고 있습니다.
이전에 없던 제품과 서비스가 등장하면 주목을 받습니다. 등장 당시에는 경쟁자가 없기에 기능적 차별화만으로도 고유함이 만들어지죠. 그러나 시장은 금방 그 기술을 모방합니다.
기능 너머의 가치와 철학이 더해진다면, 그 브랜드의 고유함은 쉽게 모방할 수 없는 것이 됩니다. 기능, 이미지, 철학이 하나의 선으로 연결될 때 브랜드의 고유함은 강력해집니다.
'어떤 충격에도 부서지지 않는 강인한 시계'라는 기능적 고유함을 내세우던 '지샥'은 이제 '두려운 일을 시도할 때 용기를 불러일으키는 시계'라는 고유함을 이야기합니다. 자신의 제품과 서비스가 고객의 삶에 어떤 가치를 제안할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합니다.
고유함은 브랜드의 주장에 불과합니다. 고객이 브랜드의 진정성을 인정해야 비로소 고유함이 브랜드만의
'다움'으로 인정받죠. 진정성은 타인의 평가이기 때문입니다.
진정성은 단번에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브랜드에 대한 경험이 꾸준히 쌓이면서 평가되죠.
브랜드는 고객이 더 자주 브랜드의 고유함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렇기에 제품, 패키지, 오프라인 공간, SNS 채널 등 고객과 만나는 모든 접점에 고유함을 녹여야 합니다.
브랜드는 고유함을 경험할 수 있는 더 많은 접점을 만들어나가야 합니다. 의도적으로라도 말이죠. 좋아하는 사람과 이어지기 위해서는 같은 수업을 듣거나, 저녁을 같이 먹는 등 자신의 고유한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만남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하죠.
브랜드는 콘텐츠, 오프라인 공간, 콜라보 등 다양한 방법으로 브랜드의 '다움'과 고유함을 경험할 수 있는 의도적인 만남과 계기를 만들어야 합니다. 진정성을 얻어야, 고유함이 곧 브랜드만의 '다움'이 됩니다. 브랜드만의 '다움'이 고객이 브랜드를 선택할 이유 그리고 브랜드와 연결될 이유를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내부 구성원에게도 브랜드의 '다움'을 경험할 수 있어야 합니다. 어쩌면 가장 먼저, 가장 중요하게 고려돼야 하는 접점이죠. 결국 고객 접점에서 '다움'을 녹이는 주체는 내부 구성원이기 때문입니다. 누구보다 브랜드를 잘 알고 이해하고 있어야 하죠.
"고객을 설득하기 전에 자기 직원들부터 설득해야 한다." PR 컨설팅 기업 '에델만'의 CEO 리처드 에델만의 말입니다. 내부 구성원이 브랜드의 지향점에 공감하고 각자의 위치에서 '다움'을 녹여낼 수 있을 때, 브랜드는 선명해집니다.
이제 내부 구성원도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는 고객 접점인 시대입니다. 자신이 일하는 기업의 썰을 블라인드에 올리거나, 자신의 업무, 회사와 관련된 개인 콘텐츠를 만들기도 하죠. 다양한 채널에서 직원의 입을 통해 브랜드의 이야기가 노출됩니다.
브랜드를 만들어 가는 사람이 브랜드의 지향점과 닮아있다면 고객이 더욱 진정성을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됩니다. 그렇기에 직원에게도 '다움'이 드러난다면, 즉 직원이 브랜드와 동기화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면 브랜드의 진정성을 증명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브랜드와 닮은 직원을 자랑스럽게 빛내는 브랜드를 소개합니다.
일본의 패션 편집숍 '빔즈'의 직원은 수입의 대부분을 '빔즈'에서 옷을 사는 데 쏟아붓는 '빔즈'의 극성팬들입니다. 직원을 뽑을 때도, '빔즈'그리고 패션에 대한 열정을 가장 우선시하죠. 그렇기에 매장에서 고객에게 제품의 철학과 디자인에 대해 섬세하게 설명하는 직원에게서 '빔즈' 다움을 가장 크게 느끼게 되죠.
'빔즈'는 이러한 직원을 적극적으로 빛내고 있습니다. 빔즈'의 홈페이지에는 지점별 직원의 이야기와 착장을 소개합니다. 또한 이들이 애용하는 제품을 소개하는 'BEAMS ON LIFE'나 직원들의 집을 취재한 'BEAMS AT HOME'과 같은 책을 발간하기도 하죠.
이처럼 '빔즈'의 핵심 경험인 감도 높은 큐레이션을 '빔즈' 직원으로부터 여실히 느낄 수 있습니다.
미국의 아웃도어 브랜드 '레이'는 가장 큰 규모의 소비가 이루어지는 블랙 프라이데이에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스토어를 모두 닫습니다. #optoutside 캠페인으로, 전 직원이 자연을 즐기는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유급 휴가를 지원합니다. 이들은 다양한 아웃도어 활동을 즐길 수 있는 정소를 소개하는 웹사이트를 론칭하여 직원뿐 아니라 고객에게도 자연 속 삶을 제안하죠.
또한 '파타고니아'는 파도가 좋은 날에 직원들이 서핑할 수 있는 자유를 보장하였으며, 러닝화 브랜드 '브룩스'는 시애틀 본사에 직원이 수시로 러닝을 즐길 수 있도록 러닝 트랙을 설치하였죠. 브랜드가 지향하는 라이프스타일을 내부 구성원이 즐길 수 있도록 하여 브랜드의 지향점에 공감할 수 있도록 하죠.
온라인 금융 플랫폼 '토스'는 '쉽고 편리하게'라는 브랜드 정체성을 직원들의 일하는 방식을 통해서도 드러냅니다.
현재 온라인 금융 플랫폼의 기준이 된 UI/UX를 만들어 온 디자인 팀의 일하는 방식과 노하우를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유합니다. 올해 'Simplicity 23'이라는 디자인 컨퍼런스를 개최하여 직원들의 디자인 강의를 선보이기도 했죠. '토스'의 간편성과 편리성에 대한 집착을 일하는 직원을 통해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브랜드의 진심은 결과보다 과정에서 더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브랜드의 미션을 향한 직원들의 노력과 스토리를 내세우는 것 또한 진정성을 얻는 하나의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