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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넌 Jan 02. 2024

12월에 발견한 짧은 이유들

안녕하세요, 주넌입니다. 비교적 긴 호흡으로 작성되는 브런치스토리 글과 달리, 인스타그램에서 짧은 분량의 이유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매월 초, 인스타그램 콘텐츠를 정리하여 브런치 스토리에도 공유하려 합니다. 여러분과 더 자주 브랜드 이야기를 공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 인스타그램에서도 함께 브랜드 이야기 나눠봐요 :)

SLOWWOWSLOW 인스타그램



러닝 브랜드 디스탕스가 도둑질의 기회를 준 이유



프랑스 러닝 브랜드 '디스탕스'는 리옹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러닝 편집숍입니다. 대중적인 브랜드인 '뉴발란스'' 살로몬'은 물론, 요즘 러너들에게 큰 인기인 '새티스파이' 씨엘르' 자체 브랜드 '디스탕스'까지. 러너들을 위한 기능적인 브랜드와 제품을 소개합니다.


'디스탕스'는 기록을 경신하는 데 집중하는 엘리트 러너부터 일주일에 한 번 달리는 뉴비 러너까지 모든 러너를 위한다는 'For All Runners'라는 슬로건을 내세웁니다. 엘리트 선수와 함께 러너들에게 영감을 주는 책을 출판하기도 하며, 지역 사회의 러너들과 함께 가벼운 러닝 행사를 주최하기도 하죠.


최근 오프라인 스토어 내 제품을 훔친 후, 빠르게 달려 잡히지 않으면 제품을 무료로 제공하는'Rob Itto Get it' 캠페인이 이목을 끌었습니다.


우선 '디스탕스'는 캠페인 진행 전, 러너들이 원하는 제품을 선별한 뒤 태그를 달았습니다. 하루 동안, 이 태그가 있는 제품을 고객이 훔칠 수 있도록 하였죠. 그러나 100m를 9초대로 뛰는 프랑스 육상 대표팀의 '미카엘 제제'를 경비원 역할로 섭외했습니다. 참가한 76명 중단 2 명만이 도둑질에 성공해 무료 운동화를 받았죠. 해당 캠페인의 과정을 담은 영상이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디스탕스'의 창립자 '기욤 폰티에'는 한정판 신발을 얻기 위한 래플, 리셀 플랫폼에서 매진되는 제품 등 최근 패션으로서 소비되고 있는 스포츠웨어를 원래 목적인 퍼포먼스 향상으로 돌려놓기 위해 해당 캠페인을 기획했다고 말했습니다. 스포츠를 패션이 아닌 운동 그 자체로 즐겨보자고 제안하는 것이죠.


2021년, '디스탕스'는 파리 도시 전역에 과속 카메라가 도입되자, 러너들이 빠르게 달려 30km 속도 제한을 위반하는 'Outlaw Runners'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엘리트 선수들은 물론 좀 뛴다는 러너들은 과속 카메라에 찍히기 위해 파리 거리를 달렸죠. 이후 매장 앞에 자체 과속 카메라를 설치하여, 러너들이 자신의 속도를 테스트하며 즐길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디스탕스'는 지역 사회 내 스포츠 활동을 육성한다는 브랜드 미션을 지키고 있습니다. 달리는 즐거움을 쿨하고 유쾌하게 풀어내고 있죠. 실제로 파리 매장은 파리 러닝 문화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으며, 다양한 브랜드나 지역 러닝 크루와 협업하여 러닝 행사를 개최합니다. 스포츠 기록 앱'스트라바'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커뮤니티를 활성화하고 있죠.


'디스탕스'는 이미 오프라인 스토어가 위치한 지역의 러너들과 연결되었습니다. 즉, 핵심 고객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이죠. 그렇다면 '디스탕스'는 왜 러너를 위한 유쾌한 캠페인을 진행할까요?


첫 번째 이유는 핵심 고객과의 지속적인 커넥션을 위해서입니다. 즐길 만한 콘텐츠가 있어야 사람이 모입니다. 콘텐츠를 중심으로 사람이 모이고, 브랜드가 구심점 역할을 할 때 커뮤니티가 완성되죠. '디스탕스'는 캠페인을 통해 진짜 러너들을 위한 브랜드라는 아이덴티티를 더욱 공고히 하고, 커뮤니티를 유지합니다.


두 번째 이유는 바로 핵심 고객과 함께 라이프스타일을 팔기 위해서입니다.'Rob it Get it' 캠페인은 76명 만이 참여했기에, 사실상 소수만이 이를 경험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디스탕스'는 해당 캠페인을 미디어로 바이럴 했죠.


저는 핵심고객과 함께하는 모습이 브랜드가 제안하는 라이프스타일을 더 선명하게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디스탕스'는 유쾌한 캠페인을 즐기는 핵심 고객, 쿨하게 달리는 핵심 고객을 조명하여, 달리는 삶을 더 짙게 전합니다. 광고 속 모델이 아닌 실제로 달리는 진짜 사람이 보이기 때문이죠. 


파리와 리옹 거리를 달리는 핵심고객의 삶을 멋있게 느낀 사람들은 달리기를 시작하고, '디스탕스'를 눈여겨봅니다. 좁고 깊은 방향성이 역설적으로 넓어질 수 있는 기회인 것이죠.


'손민수 소비''디토 소비'의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동경하는 삶을 살고 있는 '누군가'가 함께하는 브랜드를 구매합니다. '누군가'가 꾸린 커뮤니티 내에서


'우리'만 아는 브랜드가 탄생하는 것이죠. SNS의 활성화로 '누군가'는 그 대상 범위가 넓어졌으며, 동시에 취향이 세분화되면서 다양해졌습니다. 손에 잡히지 않는 화려한 삶을 사는 연예인보다 닮고 싶은 삶을 향유하는 일반인과 인플루언서의 경계에 있는 사람들에게 영감을 받죠.


라이프스타일을 파는 가장 좋은 방식은 브랜드가 아닌 핵심고객을 통해 삶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디스탕스'가 지역 사회의 러너들과 함께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처럼 말이죠. 


브랜드가 핵심 고객과 함께 잠재 고객에게 삶을 제안한다면, 단단한 구심점, 브랜드만의 '다움'을 바탕으로 더 많은 고객과 연결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팬덤을 만들고 싶은 브랜드가 스포츠팀이 돼야 하는 이유



브랜드 팬. 언제부턴가 '브랜드' 앞에 '팬'이라는 단어가 붙는 것이 익숙해졌습니다. 브랜드 팬 만들기에 대한 서적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시대이죠.


'팬'과 가장 잘 어울리는 단어는 '스포츠'입니다. 스포츠 팬. 한 번의 패배에 눈물을 흘릴 정도로 열정적으로 팀을 응원하고, 일상의 행복을 책임질 정도로 열렬히 팀을 사랑하는 이들이죠.


브랜드도 마찬가지로 오랫동안 일상을 함께하는 브랜드 팬을 만들고 싶어 합니다. 스포츠팀의 팬덤과 같은 열정적인 브랜드 팬덤을 만들고 싶다면, 브랜드는 고객의 스포츠팀이 돼야 합니다.


스포츠팀은 팬들의 정체성을 대변합니다. 팬과 공유하고 있는 스포츠팀의 정체성은 팬들의 열정을 지피는 불씨입니다.


스포츠팀은 대부분 지역 연고지를 기반으로 합니다. 살고 있는 지역의 정체성을 지닌 스포츠팀은 팬들이 팀을 응원하는 큰 이유가 되죠. 지금은 한국인이 영국의 축구팀을 응원하는 것이 흔하지만, 기본적으로 스포츠 팬덤은 지역 정체성을 기반으로 합니다.


지역 연고지를 기반으로 한 미국의 야구팀들의 경우, 고향을 떠난 이민자에게 소속감을 주고 정체성을 대변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더비 경기가 만들어지는 이유는 팀과 사람들이 공유하고 있는 정체성인 지역이 걸려 있기 때문입니다. 팀의 패배는 곧 자신의 패배와 같죠.


스포츠팀은 팬들과 함께 승리라는 공동의 목표를 가집니다. 함께 우승을 향해 달려가며 기뻐하기도, 슬퍼하기도 하죠.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과정에서 다양한 이야기가 쌓입니다. 몇 년 만의 우승, 영구 결번, 레전드 선수의 의리, 감독의 철학 등 고유한 이야기는 곧 팬들의 자랑이 되죠.


스포츠팀은 팬들과 공유하는 지역이란 정체성을 기반으로 똘똘 뭉쳐 있으며, 승리라는 목표를 향해 달려가며 이야기를 쌓아갑니다. 이 과정에서 서로 깊이 연결되죠.


스포츠팀이 삶 속에 녹아든 팬들은 매주 구장에 방문하며, 친구나 애인, 자식들에게 유니폼을 입히고 문화를 소개하죠.


눈이 오든 비가 오든 스포츠팀의 경기를 보러 가는 팬들처럼, 브랜드 또한 오랫동안 브랜드를 사랑해 줄 공고한 팬을 원합니다. 팬을 만들기 위해선, 브랜드가 고객의 스포츠팀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스포츠팀이 지닌 세 가지는 공유하고 있는 정체성, 목표, 이야기입니다.


스포츠팀이 팬들을 하나로 묶었던 지역 정체성처럼 , 고객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브랜드만의 '다움'과 라이프스타일이 있어야 합니다. 


스포츠팀이 팬들과 함께 우승을 목표로 했던 것처럼, 브랜드도 함께 달성해 나갈 하나의 미션과 비전을 제시해야 합니다. 


스포츠팀이 팬과 함께 이야기를 쌓으며 자랑스러움을 만들었던 것처럼, 브랜드도 고객과 함께 이야기를 쌓으며 추억을 만들어야 합니다.


스포츠 팬은 당당하게 자신이 팬임을 자처합니다. 각종 굿즈로 자신의 집과 차를 도배하기도 하죠. 브랜드는 자신의 브랜드를 자랑스럽게 공유할 수 있는 팬을 원합니다. 팬들에 의해 알려지는 브랜드는 더 널리 그리고 깊게 알려지기 때문이죠.


스포츠팀은 팬들과 관계 맺는 법을 이미 잘 알고 있습니다. NBA는 오랫동안 응원해 준 팬을 위한 이벤트를 열고, 어린 팬에게 추억을 만들어주기 위해 적극적인 소통을 장려하죠. 또한 'All or nothing'과 같은 스포츠팀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담은 다큐멘터리를 통해 팬들의 열정을 더욱 불태우기도 합니다.


이미 팬들과 깊이 연결된 스포츠팀의 방법에서 브랜드 팬을 만드는 법에 대한 힌트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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