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팀의 구단주를 꿈꾸며, 서점과 축구장에서 일하고 있어요
사라진 주심의 휘슬 소리
2015년 7월 5일, 리그 20라운드 비가 거세게 내리던 날 리그 최하위 대전은 1위 전북을 맞아 박진감 넘치는 대등한 경기를 펼치고 있었습니다. 후반 정규시간이 마무리 될 때, 양팀은 3-3 팽팽한 스코어를 기록하고 있고 추가시간은 5분이 주어졌습니다. 추가시간 5분 중, 4분여가 흐를쯤 전북은 하프라인 근처의 프리킥을 문전 앞으로 띄웁니다. 문전 혼전 속에 공은 대전 수비수의 머리에 맞고 골라인을 넘어서려 할 때, 골키퍼 박주원이 가까스로 걷어냅니다. 주심은 큼지막한 제스쳐와 함께 휘슬을 불며 코너킥을 선언합니다.
주심의 휘슬 소리가 오늘의 핵심입니다. 선상에 있던 부심은 공이 나가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골킥과 코너킥 중 어떠한 판정도 내리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주심의 휘슬 소리와 제스쳐는 양팀 선수들을 멈추게 만들었습니다. 박주원 선수가 걷어낸 공은 사이드라인을 넘어서지 않았고 이 공을 전북의 최철선 선수가 달려가 다시 한 번 문전 앞으로 띄웁니다. (이후 상황은 그리 중요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동국 선수의 완벽한 골이 맞으니까요. 다만, 이 모든 장면이 인플레이 속에서 연결되어 있다면 큰 문제가 아닐까요?)
정리하자면,
. 주심은 부심의 시그널이 없는 상황에서 코너킥을 선언합니다. (휘슬 소리와 제스쳐)
. 나가지 않은 것을 확인한 주심은 어떠한 시그널도 없이 경기를 인플레이 시킵니다. (인플레이에 대한 제스쳐 또는 드롭볼 또한 없습니다)
. 모든 선수들이 주심의 휘슬 소리를 들었다면, 최철순 선수는 주심의 판정을 무시한 상황이 됩니다. (이에 따른 경고 조치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 경기 종료 이후, 대전 구단은 연맹에 제소를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주심은 당일 휘슬을 불지 않았다고 언급했습니다.
저는 이 날, E-22 구역 근처 앞 블록에서 경기를 관전했습니다. 주심의 휘슬 소리를 명확하게 들었고, 선수들이 동요하는 것 또한 들었습니다. 경기 종료후, 대전 벤치의 거센 항의가 이어질 것이라 생각했는데 코칭 스태프와 선수들은 동요하지 않았습니다. 인터뷰룸에서도 별다른 언급이 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이 날부터 몇 일 동안 억울해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지금의 대전은 리그의 다른 팀들과 승점차가 벌어져 있지만, 리그 중간에 만나는 심판들의 오심은 한 팀의 시즌 분위기를 망치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심판의 판정은 더 신중해야 합니다. 심판도 사람이기 때문에 이해해야 하는 영역은 분명 필요합니다. 다만 이해할 수 없는 판정들과 오심에 대한 심판과 연맹의 권위적인 태도는 축구장을 찾는 이들의 존중을 얻기에 힘들어 보입니다. 묵묵부답인 연맹의 태도는 분명 문제가 있습니다. 축구팀을 응원하는 팬들이 당일 심판의 명단부터 확인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전북의 연맹 징계 결과를 받아들일 수가 없어 1년 전, 벌어진 일을 다시 꺼냅니다. 여전히 K리그의 많은 오심 중에 하나에 불과할테지만, 이 정도의 사례가 있었다는 것도 꼭 알려졌으면 좋겠습니다. K리그의 오심을 데이터베이스화 하는 작업도 필요한 것 같습니다. 더 이상은 축구팬들이 축구장에서 어느 누구에게도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지 않는 환경이 만들어지기를 바랍니다. 우리가 신뢰 없이 무엇을 해낼 수 있겠습니까.
축구여행자, 김준태
좋아하는 축구팀을 위해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축구여행을 하고 있어요. 축구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이지만, 축구를 통한 커뮤니케이션 콘텐츠를 기획하고 있어요. 축구장에 온 사람들의 표정이 더 궁금한 이유이죠.
텅 빈 축구장 관중석에 덩그러니 앉는 것을 좋아해요. 인기척없는 좌석과 그라운드에서 과거의 사람들을 상상해요. 어느 축구팀이든 화려한 시절을 가지고 있을테죠. 축구장에서의 기쁨과 슬픔을 함께 만끽하고, 그 감정들이 도시의 일상으로 번지기를 바라요. 축구여행에서 찍은 사진과 텍스트를 기록해 독립출판을 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