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 콘텐츠를 찾아 떠나는 여행 : 부산 모모스커피
바다가 있는 도시에 살고 싶었다. 혹시라도 바다가 곁에 있는 도시에서 살았더라면, 지금의 삶과는 다르지 않았을까. 거센 바닷 바람을 이겨내며 자라는 이들의 삶은 더 단단하지 않을까 싶어서. 파도에 휩쓸릴 만큼 나약해 질 때도 있겠지. 그래도 바다의 차갑고 무거운 공기가 많은 이들의 삶에 파도에 맞서 앞으로 나아갈 힘을 준다면, 조금 더 다이나믹한 삶이 연출될 것만 같아서.
부산에 갈 때마다 들르는 카페가 있다. 부산대학교 근처의 장전동을 좋아하는데, 대학가의 복잡함을 벗어나 덜 소란스러운 골목길에 아기자기한 공간들이 늘어서 있다. 작은 하천을 따라 걷다 보면 온천장역이 나오는데 이 곳에 일본의 교토가 생각나는 카페가 있다. 모모스 팀을 '카페' 라고 부르기에는 이들이 가진 가치들이 너무작아보인다. 네 평 남짓한 공간으로 시작했다는 이 곳은 작은 공간에서 손님들과 나누는 일상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팀이다. 커피를 통해 지역 주민들과의 관계를 맺은 모모스는 오랜 시간이 지나서도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테이크 아웃을 주문하는 공간이 길가에 별도로 준비되어 있고, 매장 내에서 커피를 마시려면 고즈넉한 입구를 들어서야 한다. 문 옆에 부착된 구성원들의 사진과 닉네임은 회사의 긍정적인 분위기를 나타내고 있다. 이른 시각에 들러서인지 한산한 매장에 들어서는 순간, 함께 일하는 구성원들이 밝은 인사를 건넨다. 회사로부터 얼마나 존중받으며 일하고 있는지, 바쁜 업무와는 별개로 손님들과 지속적인 관계를 맺고 싶은 마음이 전해진다. 많은 이들이 맛있는 커피를 마시고, 빵을 먹기 위해 이 공간을 찾고 있지만 내가 모모스 커피를 찾는 이유는 구성원들의 태도와 가치관을 존중해주는 회사의 방향성 때문이다. 일하는 구성원들이 함께 꿈을 공유하고 실현해 나아가는 방식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고 있기 때문에, 그들이 지켜 나가는 가치를 유심히 살피며 멀리서나마 응원하게 된다.
맛있는 커피를 위해서 지구 반대편 너머 농장에서 일하는 생산자들의 노동력을 인정하며 안정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적당한 대가를 치르는 것. 생산자와 소비자가 서로 존중하며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에 농장으로부터 좋은 재료를 얻을 수 있다는 가장 기본적인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 오랜 시간 일한 구성원들에게 커피 농장으로의 견학을 통해 커피에 대한 학습을 더 깊이있게 할 수 있도록 돕는 회사의 시스템이 결국에는 부산에서의 매장에서 좋은 서비스로 연결되고 있다. 일하는 구성원들이 함께 꿈을 꾸며 다양한 가치를 비즈니스 모델로 만들어내는 '모모스 커피', 이들이 부산에서 표현하는 커피와 가치들이 더욱 기대된다. 이제 내게는 '부산' 하면 '모모스 커피' 가 떠오른다. 로컬에서 다양한 삶을 살아가는 이들이 지속가능한 꿈을 꾸며 살아가기를 바란다.
모모스커피
부산 금정구 오시게로 20 (온천장역 2번 출구)
매일 10:30 - 21:30
카페라떼 4,800원 l 오늘의 핸드드립 4,300원 l 아메리카노 4,3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