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원의 지적 재산권을 존중해주세요

다다르다 서점일기 #9 큐레이션도 지적 재산권

by 라가찌
1-2.회사 대표 이미지_도시여행자.JPG @서점 다다르다 , 대전 은행동


1. 온라인에서 구매할 목적으로 책을 촬영했나요? 그렇다면, 당신은 방금 제 아이디어를 훔쳐 갔어요. 어제인가, 그제인가 비슷한 내용의 일기를 적었죠. 주말에는 더 많은 분들이 서점을 방문하고, 그만큼 책을 촬영하는 손님들이 많았거든요. 지금도 비슷한 상황이에요. 책을 구매할 목적인지, 작가나 책이 반가워서 찍는 사진인지 제가 당신의 마음을 분별할 능력은 없지만 서점에 얼마나 오래 머무르는지, 서점에서 어떤 행동을 하는지에 따라 대략 왜 책 사진을 찍었는지 가늠할 수는 있을 것 같아요. 그래도 미안한 마음은 있는지, 서점원이 조금 멀리 있거나 다른 일을 할 때 찰칵찰칵 소리가 들리네요. 정말 온라인에서 구매할 목적으로 책을 촬영했다면, 다시 한 번 행동에 대해 생각해봤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다시는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2. 벌써 대전에도 <서점 다다르다>처럼 작은 독립 서점 혹은 동네 서점이 15개가 넘게 생겼어요. 앞으로 더 많이 생겨날 것 같은데, 이런 사소한 일상이 서점원을 힘들게 하거든요.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경쟁 아닌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인데, 일상에서 독자의 비양심적인 행동이 축적되면 앞으로 나아갈 힘을 잃어요. 여전히 책 자체가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 오프라인 동네 서점보다는 온라인에 익숙한 사람들이 많지만, 서점원이 조금씩 새로운 형태의 서점을 만들고 독서 문화를 만들면서 인식 개선에 앞장서기 위해 노력중이에요. 그럼에도 작은 독립 서점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불편하더라도 기꺼이 오프라인에서 책을 구매하는 이들 덕분에 힘을 내지요. 윤리적 소비랄까요. 불편하더라도 건강한 지역 생태계를 위해 오프라인에서 책을 구매하는 일. 이렇게 무거운 이유가 아니더라도, 그저 공간이 좋거나 사람이 좋아서 구매할 수도 있고요. 누군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는 것, 그것을 잘 하면서 사회적 역할을 하고 싶다고 표현하고 있잖아요. 윤리적 소비로 함께 응원해주세요.


3. 몇 장의 책 커버와 내용의 도촬로 인해 일할 마음을 놓쳤어요. 잠시 들러 촬영하고 훌쩍 떠나버리면 그만이지만, 공간에 남아 불편한 모습을 바라보며 생각이 많아지는 무거운 일상은 어떻게 감당해야 할까요. 과연, 작은 서점으로 지속 가능한 삶을 살 수 있을까 두려워져요.



ㅡ 오늘의 텍스트

"좋아하기 때문에 잘한다는 말도 일견 맞지만 그 이상으로, 좋아하려고 애를 쓰는 것도 저는 굉장히 중요하다고 봅니다. 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뭘 좋아하는지 모르겠다고 하거나 '왜 나는 딱히 좋아하는 것도 없지?' 라고 하며 자책하기도 합니다. 그때 저는 이렇게 물어봐요. "무엇을 좋아하려고 얼마나 노력해봤느냐고"요."

『잡스 에디터 JOBS EDITOR』 매거진B 편집부, REFERENCE by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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