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풀은 결코 혼자 걷지 않는다

축구여행자의 일상 #002 리버풀은 결코 혼자 걷지 않는다

by 라가찌
anfield.jpg 2015 도시여행자 리버풀, Anfield

리버풀의 유로파리그 4강 진출이 확정되었다. 경기가 열리던 날, 리버풀의 시내는 도르트문트 팬들과 리버풀 팬들이 한데 섞여 응원가를 함께 부르는 묘한 장면을 연출했다. 양팀 모두 평소 경기장에서 'you'll never walk alone' 응원가를 사용한 덕분인데, 클롭 감독이 도르트문트에서 리버풀로 팀을 옮기며 또 하나의 더비를 이루게 되었다.

경기장 내에서 홍염을 사용할 수 없기에 팬들은 경기장에 도착하는 선수들 앞에서 홍염 퍼포먼스를 펼치며 오늘 경기에 대한 열정을 과시했다. 오늘 경기는 리버풀 팬들에게 더욱 동기부여가 될 수밖에 없다. 힐스보로 참사의 추모일을 하루 앞두었기에 유로파 리그 준결승 진출 이상의 의미가 있는 경기였다. 양 팀 선수들의 추모와 팬들의 카드섹션. 특히 3천여명 도르트문트 원정 팬들의 카드섹션은 너무 고맙다. 화면에 잡힌 킹 케니, 부상으로 명단에서 제외된 핸더슨까지 경기에 대한 긴장감은 그라운드 밖에서도 느껴진다.


원정 다득점 방식으로 두 골을 실점했을 때, 이미 경기가 기울어졌다고 생각했다. 오리기의 만회골도 그저 자존심을 지켰다고 생각했는데 후반전의 흐름이 예사롭지 않았다. 4만5천 관중들의 뜨거운 함성 속에 선수들의 몸 상태나 긴장감은 어떻게 유지할 수 있을까. 로이스의 추가골과 쿠티뉴의 만회골. 이스탄불에서 제라드가 3-1의 만회골을 넣었을 때처럼 쿠티뉴는 팬들에게 포기하지 말자며 오히려 독려의 손짓을 보냈다. 이어 마마두 사코의 헤딩골. 세트 피스에서 득점이 많지 않았던 리버풀의 코너킥은 더 답답했다. 밀너의 킥을 탓하며 한탄하던 찰나에 사코가 그물망을 흔들었다. 눈에 띄지는 않았지만 로브렌의 스크린 플레이가 빛을 내었다.


후반 추가 시간 4분. 클라인의 다리가 풀렸는지 볼 컨트롤이 잘 안되기 시작했다. 교체 투입된 스터리지의 볼마저 제 발을 외면하는듯 뒹굴더니 공은 밀너에게 도달했다. 밀너의 아찔한 크로스는 이미 하늘위에 떠있고, 붕 하늘을 날아오른 대한 로브렌이 헤딩슛으로 오늘의 경기에 마침표를 찍었다. 평소 콥들은 후반전 시작할 때는 ynwa 응원가를 부르지 않을 때가 더 많다. 이번 경기를 놓치고 싶지 않다는 메세지를 팬들은 보냈고, 선수들은 그들에게 응답했다. 그라운드 내에서 선수와 팬의 커뮤니케이션이 얼마나 중요한 지 깨달은 경기다. 경기가 끝날때쯤 불렀던 ynwa 응원가는 관중들과 리버풀의 레젼드 모두가 부르며 승리를 만끽했다.


리버풀은 결코 혼자 걷지 않는다. 리버풀을 아끼며 애정하는 당신도.

walk on, walk on, with hope in your heart and you'll never walk alone, not alone. you'll never walk al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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