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다르다 서점일기 #38 지역 경제 순환을 위한 지역 화폐
서점에서 가장 비싼 책을 판매했던 날이 기억나요. 대전과 서울에서 셰프로 일하는 분이었는데, 학습과 성장에 대한 욕구가 컸던 분이었어요. 원서로 된 프랑스 요리 책을 주문하셨는데 한국에서 구할 수 없더라고요. 수익이 나지 않는 상황이었지만, 책을 구해드리고 싶은 마음에 아마존으로 책을 구매대행해드렸어요. 카드 수수료와 세금을 감안하면 하지 않아야 할 서비스지만, 나름 처음 보는 책을 구해드린다는 것이 매력적이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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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서비스에 비해 이미 가격이 정해진 상품을 판매하다 보니, 상품에 대한 변별력을 가지기가 쉽지 않아요. 이 책을 왜 이 곳에서 구매해야 하는 이유를 명확하게 설명할 길이 없어요. (나름 몇 가지의 이유를 가지고 있지만, 대다수의 소비자들에게 이유가 되는지는 궁금할 따름입니다) 결국 지역사회와의 관계, 서점원으로의 가치 중심적 삶을 응원하는 마음이 담겼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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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온통 대전'이라는 지역화폐로 고가의 책을 구매하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일시적으로 지역 경제 순환을 위해 만든 정책인데 (개인적으로 찬성하지는 않아요. 사용 금액의 15퍼센트를 되돌려주는 이벤트가 종료된 후에도 화폐를 지속적으로 쓸 수 있게 만들지에 대한 의문이 있거든요), 온라인 서점에서 10% 할인 구매하는 것보다 5% 저렴한 시점에서는 독립 서점이 더 저렴해서 결제율이 높아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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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5일 이후로 서점 매출이 30% 정도로 떨어졌어요. 임대료가 비싼 공간으로 이전해서인지, 압박감이 상당하지만 해결 방안을 지혜롭게 찾고 싶어요. 할인을 하지는 않더라도 빠르게 온라인 서점을 구축해야 하는 것과 1층의 커피 Bar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해야겠죠. 약 22,000권의 책을 팔면 약 4,500만 원의 연봉을 받는 서점원이 될 거라 판단하고 있어요. (매번 계산할 때마다 바뀌는 이유는 뭘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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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통 대전 15% 캐시백 프로모션은 7월 31일까지 진행됩니다. 이후에는 10% 캐시백으로 전환되며, 예산 소진 시 프로모션은 자동 종료될 예정이에요. 여러분, 평소에 사고 싶었던 책을 주문할 기회예요! 대전에 19개의 독립서점이 생겨났어요. 지역 화폐 들고 가까운 독립서점에서 책 구매, 혹은 책을 사전 예약해보세요. 지역 경제 순환뿐만 아니라, 지역에서 지속 가능한 삶을 응원하는 소비가 될 거예요. (서점원 라가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