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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가찌 Jul 24. 2020

오늘, 가장 비싼 책을 팔았어요

다다르다 서점일기 #38 지역 경제 순환을 위한 지역 화폐 

@서점 다다르다 , 대전 은행동 


서점에서 가장 비싼 책을 판매했던 날이 기억나요. 대전과 서울에서 셰프로 일하는 분이었는데, 학습과 성장에 대한 욕구가 컸던 분이었어요. 원서로 된 프랑스 요리 책을 주문하셨는데 한국에서 구할 수 없더라고요. 수익이 나지 않는 상황이었지만, 책을 구해드리고 싶은 마음에 아마존으로 책을 구매대행해드렸어요. 카드 수수료와 세금을 감안하면 하지 않아야 할 서비스지만, 나름 처음 보는 책을 구해드린다는 것이 매력적이었거든요.

다른 서비스에 비해 이미 가격이 정해진 상품을 판매하다 보니, 상품에 대한 변별력을 가지기가 쉽지 않아요. 이 책을 왜 이 곳에서 구매해야 하는 이유를 명확하게 설명할 길이 없어요. (나름 몇 가지의 이유를 가지고 있지만, 대다수의 소비자들에게 이유가 되는지는 궁금할 따름입니다) 결국 지역사회와의 관계, 서점원으로의 가치 중심적 삶을 응원하는 마음이 담겼다고 생각해요.

최근에는 '온통 대전'이라는 지역화폐로 고가의 책을 구매하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일시적으로 지역 경제 순환을 위해 만든 정책인데 (개인적으로 찬성하지는 않아요. 사용 금액의 15퍼센트를 되돌려주는 이벤트가 종료된 후에도 화폐를 지속적으로 쓸 수 있게 만들지에 대한 의문이 있거든요), 온라인 서점에서 10% 할인 구매하는 것보다 5% 저렴한 시점에서는 독립 서점이 더 저렴해서 결제율이 높아진 것 같아요.

6월 15일 이후로 서점 매출이 30% 정도로 떨어졌어요. 임대료가 비싼 공간으로 이전해서인지, 압박감이 상당하지만 해결 방안을 지혜롭게 찾고 싶어요. 할인을 하지는 않더라도 빠르게 온라인 서점을 구축해야 하는 것과 1층의 커피 Bar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해야겠죠. 약 22,000권의 책을 팔면 약 4,500만 원의 연봉을 받는 서점원이 될 거라 판단하고 있어요. (매번 계산할 때마다 바뀌는 이유는 뭘까요)

온통 대전 15% 캐시백 프로모션은 7월 31일까지 진행됩니다. 이후에는 10% 캐시백으로 전환되며, 예산 소진 시 프로모션은 자동 종료될 예정이에요. 여러분, 평소에 사고 싶었던 책을 주문할 기회예요! 대전에 19개의 독립서점이 생겨났어요. 지역 화폐 들고 가까운 독립서점에서 책 구매, 혹은 책을 사전 예약해보세요. 지역 경제 순환뿐만 아니라, 지역에서 지속 가능한 삶을 응원하는 소비가 될 거예요. (서점원 라가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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