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를 표현해주는 나무가 한 그루씩 있다면.
메신저 앱을 켜면 무심코 친구 목록을 훑어보곤 한다. 평소처럼 친구 목록을 살펴보던 중, 눈에 들어온 356이라는 숫자. 꽤나 큰 숫자다. 바로 내 카톡에 등록된 친구 수. 이 중에 지금 당장 연락해도 어색하지 않고, 꾸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사람은? 생각보다 얼마 없다. 뭐, 어차피 모든 관계가 꾸준할 수는 없는 법이다. 그걸 알면서도 지속적인 관계보단 단발적인 것이 훨씬 많은 걸 보니 새삼 아쉬움이 느껴졌다.
문득 이런 상상을 해봤다. 각자 관계 나무 한 그루씩 가지고 있지 않을까. 내가 맺은 관계가 실의 형태로 표시되는 나무. 그 나무에서 이어진 관계는 꽃을 피우기도 하고 끊어지기도 할 것이다. 어쩌면 피웠던 꽃이 시들기도 하고. 각자만의 나무를 만들어 가겠지.
내가 가진 나무의 모습은 어떨까 생각해 봤다. 약간의 피어있는 꽃과 느슨하게 이어진 관계 몇 가닥?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끊어진 실은 많이 없길 바란다. 각자가 바라는 나무의 모습은 다르겠지만, 내 나무는 무성하지는 않더라도 튼튼하게 묶이도록 가꿔가야지. 아, 실의 종류는 따뜻함이 느껴지는 털실이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