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그락 사그락 낙엽 밟는 소리. 가을에만 들리는 특별한 음악 소리.
알게 모르게 가을이 무르익은 것을 실감할 때. 달라진 공기의 냄새, 따뜻한 음료가 끌릴 때. 오후 5시가 될 즈음 하늘이 붉어질 때. 그리고 마지막으로 사람들이 걸으면 낙엽 소리가 들릴 때.
예전엔 그저 시끄럽게만 느껴졌던 사그락거리는 소리가 좋아진다. 요즘 들어 유난히 빨리 지나가는 가을이라서, 나한테는 가을에만 느낄 수 있는 색감과 소리가 유독 소중해졌다. 이런 생각에 답해주듯 가을도 밖에서 걷기 좋은 선선하고 맑은 날을 선물해주는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짧은 계절을 최대한 많이 담아갈 수 있도록.
항상 귀에 꽂던 이어폰을 빼고 걸어본다. 걷기 좋은 날씨에 듣기 좋은 노래가 많지만, 가을이 만들어주는 음악 소리를 듣는 것도 그에 못지않게 괜찮다. 사그락거리는 낙엽 소리는 가을에만 들을 수 있는 특별한 노래니까.